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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UALITY/문화선교리포트

물 흐르듯 은혜의 강물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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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의 회복이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시대, 본질에 충실한 뜨거운 예배와 드러내지 않는 나눔의 손길,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섬김으로 조용한 성장을 꾸준히 이루고 있는 교회가 있다. 무한한 상상들을 하나씩 펼쳐 보이며 교회와 세상에 희망을 선물하고 있는 강북구 미아동의 강북제일교회. 지난 2005년 황형택 담임목사가 취임한 이후 5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장년 7500여 명과 주일학교 2500여 명이 출석하는 1만 명 교회로 일어섰다. ‘성장’ 자체만을 위한 애씀보다는 그저 가장 교회다운 알맞은 길을 찾아 걸어온
결과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강북제일교회.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교회에서 만나는 클래식 공연
지난 1월 8일, 강북제일교회는 KBS 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 공연을 보려는 지역주민들로 본당이 꽉 찼다. 문화적 혜택의 기회가 다소 부족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예술문화를 함께 나누며 지역주민들을 섬기고자 하는 강북제일교회만의 문화사역의 일환이다. 지역주민들은 ‘교회’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도 ‘전도’를 강요하지 않는 ‘문화’의 향기를 공유할 수 있음에, ‘교회’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지역공동체의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복음은 그 때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들의 영혼을 두드린다.
“문화는 삶의 총체적인 집합체입니다. 인종과 나라마다 삶이 다르게 형성되어 왔기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 문화의 차이와 차별성이 복음을 만날 수 없게 하는 벽을 형성하기도 하죠. 교회의 문화와 사회의 문화가 다르기에 두 문화가 만날때 충돌하여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고요. 우리는 이 두 문화의 충돌이 아닌, 서로 끌어안고 화합하는 성육신 모델을 지향합니다. 교회가 사회의 문화를 끌어들여 새롭게 옷 입힘으로써, 낯설지 않고 익숙해질 때 복음을 제시하는 거죠. 믿지 않는 이들을 복음과 만나게 할 수 있다면 어떤 문화라도 도구로 활용하려 합니다.” 강북제일교회의 황형택 목사는 이렇듯 ‘복음과 문화’라는 두 날개를 축으로 세상과 호흡하는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복음의 본질을 놓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사회문화들을 지역에 제공하는 선교적 균형감을 잃지 않는 거다. 교회의 이러한 뚜렷한 방향은 다양한 문화사역을 감당하는 공간으로서의 교회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신년음악회>말고도,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향의 공연을 비롯해서 마에스트로 금난새와 함께 하는 연주회, 그리고 케냐의 빈민촌 아이들로 구성된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의 공연 등을 올려 듣는 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지난 11월, 연극 <여보 고마워>와 뮤지컬 <루카스>가 올려졌고, 독립영화 <워낭소리>를 상영하는 등 문화행사들이 연중 이어졌다. 더 나아가 미아역 1번 출구에서 바로 이어지는 교회의 공간을 상설공연장으로 오픈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문화적으로 소외된 강북지역에 양질의 문화를 제공하고자 하는 교회의 노력은 계속된다. 바로 문화를 통하여 지역을 섬기며 나누는 것이다.


어려워도 나눌 수 있다
아이티의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특별 헌금이 진행된 1월 17일 주일 예배. 1부~6부 예배를 통해 드려진 특별 헌금이 무려 6700여만원이었다. 교회의 예산에서 떼어 지원한 것도 아니었고, 기존의 주일 예배 헌금도 전혀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 교역자들과 성도들 모두가 스스로 놀랄 만큼 감사했던 시간이었다고.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 때가 바로 매년 설을 앞두고 진행하는 ‘사랑의 쌀 나누기’행사를 진행하던 과정이었다는 것. 전 교인이 1~2kg씩 모아서 4톤가량을 모았고, 헌금으로 쌀을 구입해 모두 30톤이 넘는 어마어마한 양을 만들게 된 것이다. 교회 모든 성도들이 ‘힘에 겹도록’ 섬김과 나눔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갑자기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다.
서민들이 사는 지역 특성을 지닌 교회로써 남을 돕는 실천을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황형택 목사는 어려운 중에도 남을 돕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는 메시지와 격려를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교인들의 마음에 다가갔다. 지난 2007년 제주도에서 수해가 났을 때의 일이다. 당시 교회 체육대회를 열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체육대회를 취소하고 그 예산에 보태 제주도 수해지역으로 헌금했다.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을 때도 거의 매일 교구별로 성도들이 내려가 몸으로 직접 봉사를 하며 섬김을 실천했다. 작년 최악의 지진을 맞았던 중국 쓰촨성에는 주일 헌금 전체를 보내면서도 언론에 홍보하기는커녕, 조용히 섬길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스스로 주목을 받거나 권위를 세우는 것을 싫어하는 황형택 목사는 큰 교회가 감당해야 할 일을 당연하게 한 것뿐이라며 미소를 짓는다. 교회가 급성장하면서 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힘겨움을 겪을까봐 재정적으로 어려운 지역교회의 목회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존경받는 교회가 되기 위하여
강북제일교회는 또한 ‘다음 세대를 기르는 교회’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이때의 다음 세대는 자라나는 아동과 청소년, 청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이끌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세우는 일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장년들 또한 다음 세대가 될 수 있다. 사역자의 수준이 교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담임목회자의 지론에 따라, 부교역자들이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황형택 목사가 교육전도사였던 시절, 어렵게 사역했던 경험을 생각하며 가장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역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또한 리더십 스쿨을 운영하면서 교회에서는 하나님께 쓰임 받고, 세상에서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성도를 양육하

북카페‘하늘뜨락

고 있다. “요즘 저의 관
심은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있습니다. 교회의 영광스러움을 교회 밖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느낄 수있을까를 놓고 고민하고 있어요. 교회가 존경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꿈꾸는 거죠. 그래서 ‘문화’를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려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보더라도 거부감이 없는 좋은 문화를 교회가 제시함으로써, 세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를 나누고자 한다. 이렇게 문화를 함께 누림으로써 교회 내적으로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외적으로는 사회와의 공감대를 동시에 형성할 수 있다. “ 이제는 크리스천만의 문화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지역 사회 모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강북제일교회는 이렇듯 복음과 문화,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모여 ‘존경 받는 교회’로서의 자리를 회복해가고 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그 다음 날이 더 기대되는 강북제일교회는 그래서 현재진행형이다. 마치 그 무엇이 용솟음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는 듯한 교회의 살아있음이 다가오는 새 봄, 더욱 희망차게 새순을 싹틔울 것이다.

강북제일교회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196번지  ㅣ  02-945-4600  ㅣ 
www.kangbukjeil.org

인ㆍ터ㆍ뷰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

단순함의 영성으로 먹이는 삶

교회 성장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요즘, 5년 만에 두 배가 넘는 성장을 거듭한 교회의 담임목사이기에 그는 ‘목회 비결’ 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잘 모르겠어요.” 거창한 대답은커녕, 특별한 목회철학은 없다는 대답. 가장 기본적이어서 놓치기 쉬운 진리를 이야기한다. “목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에 조건은없지만, 성경을 통해 살펴보면 은혜를 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들이 있음을 찾아볼 수 있거든요.” 그는 모든 목회의 결과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들리는 것 같아 보이는 대답 안에는 그분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고 난 후 자신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대답하는 것보다,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
렸다며 자신을 늘 감추는 모습에서 오히려 목회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하나님께서 나의 ‘아버지 되심’ 을 끝까지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하면 당장은 해주지 못하더라도 부모는 그것을 마음에 담고 있거든요. 그리고 때가 되고 준비가 되면 자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부모입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에요. 하나님께 맡기고 구하면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기다리는 거예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시거든요. 오늘 열매가 없다면 내일 있겠지, 하며 기다립니다. 아버지가 해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 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길 수 있는 이에게 더 많은 은혜가 허락된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역시 없다며 크게 웃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는 거죠. 그렇게 맡기고 나면 사역의 스트레스도 없고 부딪히는 갈등도 없어요. 그러나 맡겨진 일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의 밝은 표정과 엄청난 동안(?)의 비결은 아마도 걱정을 맡기고 행복하게 목회하는 그의 태도 덕인 것 같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동기들과 장학재단을 만들어 홀로 된 사모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돕고 있다고 한다. 돌봄과 나눔, 섬김의 사역은 어쩌면 그의 자연스러운 삶 자체인 것 같다. “하나님. 저만 잘 먹는 사람이 되게 하지 말고, 모두를 잘 먹이는 인생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인터뷰 후 함께 나눈 식사 때 그가 나눈 짧은 기도 속의 한마디이다. 그분의 은혜로 ‘먹이는 인생’ 이 되고자하는 그의 여정에는 이미, 단순한 영성의 아름다움을 잔뜩 머금은 열매가 또 누군가를 먹이고자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