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n Curtis Chapman|인피니스|2007
타고난 베테랑이 있다고 한다면 스티븐 커티스 채프먼은 당연히 그 예로 들기에 최적의 아티스트다. 80년대 초중반부터 활동해온 아티스트들이 ‘중견’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동안 그는 마치 절정이 없는 양, 꾸준히 달려왔다.
그는 여섯 명의 자녀(입양한 세 딸까지 포함한)를 두고 있는 아버지이지만, 외려 그 프로필이 무색할 정도로 천진난만해 보이기까지 하며, 음악에도 그 느낌이 그대로 배여 있다. 그는 켄터키의 파두카라는 시골 마을에서 음악에 뜻을 품고 상경해 작곡가로 소소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1987년 첫 앨범인 <First Hand>를 발표하며 출사표를 던지고, 음악 매니아들의 공감대를 산 <More to This Life>에서는 불세출의 러브송 ‘I will be Here’를 발표하면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렇듯 내리막길 없는 음악인생을 걸어온 채프먼은 만만찮은 국내에서의 인지도를 힘입어 지난 2006년 내한 공연까지 가지면서 한국의 팬들과 더욱 가까워졌다.
새 앨범 <This Moment>는 정규 앨범으로는 3년만의 앨범이다. 90년대 초반 음악계의 큰 시류라고 할 수 있었던 모던락의 중흥에 발맞춰 비교적 강렬한 사운드를 보여줬던 그였지만, 근작인 <All Things New>를 비롯해 그 이전 앨범에서는 다소 멜로우한 사운드를 보여주며, 일면 아쉬움을 안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이번 앨범에는 마치 ‘그동안 이를 위해서 움추렸다’는 느낌이라도 주는 양 강렬한 사운드를 유감없이 들려준다.
청쾌한 오프닝인 ‘Miracle of the Moment’를 비롯해 개구진 느낌의 ‘Something Crazy’, ‘Children of God’같은 신나는 싱글들은 물론이고 ‘Cinderella’, ‘One Heartbeat at a Time’ 같은 아름다운 곡들 어디서든 한껏 빛을 발한다. 특히 ‘Children of God’에서 듀엣으로 함께한 채프먼의 아들 칼렙의 닮은꼴 목소리도 이 앨범의 들을 거리.
유재혁|CCM 칼럼니스트. CBS-FM의 라디오 프로그램 'CCM캠프'의 작가를 맡고 있으며, 월간지<CCMER>를 비롯해 각종 잡지와 웹사이트에 기고 중이다. CCM 전문 홈페이지인 CCMPAGE.COM을 8년째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