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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공연

우린 너의 행복을 바랄 뿐이야

연극 <너와 함께라면>
■ 기간 : 2010년 11월 5일(금) ~ 2011년 1월 30일(일)
■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극장을 들어서자마자 여름방학마다 찾아가던 시골 큰집이 떠올랐다. 이제 도시에선 도무지 볼 수 없는 널따란 마루와 정중앙에 위치한 아담한 낮은 상, 그리고 잘 정렬된 미닫이 문…. 어디선가 매미소리가 나는 큼지막한 나무가 있을 것도 같아 나도 모르게 객석 위를 올려다보고 말았다. ‘이 시대 연극이나 뮤지컬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배우의 몸값이자 무대 세팅비가 아니던가’라는 자본주의적 연극 철학이 그대로 확인되는 순간, 지불된 티켓 값에 대해 적당한 안도감을 얻는다. 일단 두 가지 중 한 가지에 대한 염려에서 해방된 것이다.
곧 두 번째 염려도 해결되었다. 두 시간의 긴 연극 중 유일하게 암전이 되는 짧은 오프닝은 한 마디 대사도 없이 음악만으로도 적당한 긴장감과 웃음 코드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주었고, 특히 배우 서현철(아빠 역)의 존재감이 극을 어떻게 지배해 나갈지 소리 없이 선포해 주었다. 그는 40살이 넘는 나이 차의 남자 친구 켄야(송영창 분) 때문에 본의 아니게 가족을 속이고 해프닝 퍼레이드를 벌이는 큰딸 아유미를 가운데 두고, 자신의 가족과 켄야, 그리고 켄야의 아들 사이에서 해결사이자 중재자이며, 동시에 피해자이자 충격의 희생양이다. 더불어 웃음과 정서 전달에 있어 그의 능청스런 표정과 몸짓, 전혀 연극적이지 않는 정확한 발음과 호흡의 타이밍은 공감 코드와 폭발력을 지녔다. 그는 두 시간 내내 무대 위에 거주(?)하며 가장 많이 말하고, 최소한 입을 열 때마다 원 없이 웃겨 준다. 물론 배우 송영창의 존재감은 여전하여 숨겨두었던 익살 연기로 귀여움과 느끼함을 잘 버무렸고, 가장 연극적인 캐릭터라 할 엄마와 켄야의 아들은 나름 과장스런 연기로 다른 이들과 조화를 이룬다. 거기에 작은딸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 과장을 금세 식혀준다. 아유미 역을 맡은 신인 이윤애는 아직은 덜 영근 맛이 역력하지만, 다음을 기약해 봐도 충분할 듯 싶다.
사실 연기를 평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물론 연기로 그것이 표현되겠지만, 각 인물의 시선과 마음이 읽힐 때에야 이 극은 진짜 티켓
값을 다한 것이다. 모두 터진 사건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거짓말을 해대고 또 자동 잉태된 새로운 거짓말에 숨을 헐떡거리지만, 거기에 담겨 있는 것은 단순한 개그콘서트 식 웃음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아유미의 걱정과는 달리 실상 모든 이들은 아유미를 존중하고 그녀의 행복을 빌고 있다. 겉으론 웃음이고 가끔은 눈물이지만, 한 꺼풀만 벗기면 그것은 가족에 대한 존중이고 배려이며 따뜻한 사랑이었다. <너와 함께라면>은 흡사 주말연속극 이틀 치를 광고 없이 쭉 시청하는 것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온통 밝혀 놓은 조명이 한 번도 꺼지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암전의 긴장이 없으니 너무 편안해져 순간 리모컨을 누르고 싶은 착각도 들 수 있겠으나, 그래도 채널 고정하게 만드는 이 작품의 매력은 ‘착한 연극’의 힘이다. 동일 작가의 히트작 <웃음의 대학>에서도 보듯 악인은 존재하듯이 존재하지 않고 모두 희극적 캐릭터로 순화되어 있다. 이것은 분명 작가 미타니 코키와 이해제의 연출이 지향하는 그림일 것이다. 착한 연극아, 화이팅! 글 박주철(전천후 문화반응자)


뮤지컬 <아이다>

2005년 초연 당시 한국 뮤지컬 최장 상영기간인 8개월간 278회 공연, 22만 관객에 뮤지컬 아이다는 옥주현의 화려한 탄생을 알렸던 작품이다. 6주에 달하는 긴 셋업 기간으로 수차례 재공연 시도가 성사되지 못하다가 한국 최고급의 무대 메커니즘을 보유한 성남아트센터에서 5년 만에 재현된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전설적 작사가 팀 라이스의 완벽한 음악에 마음이 녹는다.
■ 기간 : 2010년 12월 14일(화) ∼ 2011년 3월 27일(일)
■ 장소 : 성남 아트센터


뮤지컬 <카페인>

사귀던 남자친구들이 자신과 헤어지고 난 다음에 만나는 여자와 결혼해 버리는 징크스가 있는, 까칠 바리스타 세진(우금지 분)과 때론 그녀의 데이트 상대, 때론 그녀의 데이트 코치가 되어 세진몰래 이중생활을 즐기는 바람둥이 엉큼 소믈리에 지민-정민(김형준 분)의 사랑이야기. 뮤지컬 <싱글즈>로 이름을 알린 각본.연출의 성재준, 음악감독 원미솔의 파워는 소문 이상이다.
■ 기간 : 2010년 11월 24일(수) ∼ 2011년 1월 23일(일)
■ 장소 : 백암아트홀


Overture to 2011

서곡Overture은 교향곡, 협주곡과 함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대표적인 관현악 작품이다. “음반 듣기 백 번보다 한 번의 콘서트”를 권하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가 청소년과 함께 가족들을 신년 음악회로 초대한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서곡,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 등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마련된다.
■ 기간 : 2011년 1월 16일(일) 오후 2시
■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