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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음악

속 깊은 음악에 물기를 머금은 마음

Melodyph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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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 with London Symphony Orchestra

지난 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가졌던 히사이시 조의 <Melodyphony>음반이 출시되었다. 이번 음반은 ‘My Neighbour TOTORO(애니메이션 이웃집토토로의 메인 테마), One Summer's Day(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삽입곡), Kiki's Delivery Service(마녀배달부 키키’ 삽입곡) 등 친숙한 그의 곡을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고 직접 지휘하여 녹음한 음반이다. 또한 비틀즈의 스튜디오로 유명한 영국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하여 최고의 작곡가의 곡을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삼박자를 모두 갖춘 명반이 탄생하였다. DVD포함 특별판에는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히사이시 조의 지휘 장면과 녹음 장면, 토론 장면 등을 담아 현장감을 더했다. 숙련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풍성한 소리가 애니메이션의 아기자기한 OST곡을 표현할 때의 또 다른 감동을 던져주는 음반이라 하겠다. 영화 음악가 이전에 작곡가와 연주자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는 한편 지휘자로서 존재감도 크게 다가오는 히사이시 조 음악 세계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Brown Eyed Soul 3rd _ 브라운아이드 소울

특별한 홍보나 TV 출연 없이도 발표하는 음반마다 순위 차트를 석권하는 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3. 그동안 간간히 발표하여 좋은 반응을 보였던 싱글 곡과 새로운 곡을 추가하여 구성한 3집은 역시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저력을 보여준다. 간결한 구성의 반주에 4명의 목소리가 이루어내는 화음의 향연은 역시 최고의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확신을 품게 해 준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8개 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4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하니, 방송 활동 대신 콘서트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알린다는 보컬 그룹다운 정체성을 과시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강조하며 3집 음반은 LP특별판을 출시하여 15년 만에 LP판을 부활시키는 이벤트성 결과를 남기기도 하였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골수팬들은 이 LP판을 듣기위해 다시 예전의 전축을 사야할지 고민한다고 하니 좋은 음악은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앨범에는 역시 “special thanks to HEAVENY FATHER”를 잊지 않고 있으며 14번 트랙 ‘He is Real’은 신앙 고백적 내용을 담은 가스펠로서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Yahweh _ Hillsong Chapel

힐송! 전 세계 예배음악에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주었던 그들의 음반이었지만, 왠지 힐송의 음악을 생각하면 일반적인 교회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운동장같이 큰 무대 위에 수십 명의 연주자와 코러스들은 웅장하고 화려했지만, 정작 나의 교회에서는 담아내기 버거운 느낌이 아쉬웠다. 힐송에서 새로 나오는 시리즈로 보이는 ‘Hillsong Chapel’은 그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최소화된 연주자와 절제된 편곡으로 예배에 조용히 집중하는 느낌의 음반이다. DVD포함판에서 라이브 녹음 실황을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중형사이즈 교회에서 다소 소박하게(물론 조명과 디자인은 화려하지만) 진행되는 예배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외형만 화려해지고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예배가 지닌 문제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좀 더 진실하게, 좀 더 본질에 집중하는 예배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제기되는 요즈음, 힐송의 이번 앨범은 새로운 감동을 주고 있다. 특별히 앨범의 제목 ‘Yahweh’처럼 곡의 선정도 하나님 한 분에 집중되어 있으며, 새롭고 특별한 연주보다는 익숙한 곡들을 이용하여 예배에 깊이 들어가는 모습에서 진중함이 느껴진다. 글 이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