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원 _ 멜로디와 수채화
‘봄날에 내리는 비’가 아주 반갑지만 않은, 그런 3월과 4월을 보냈다. 그래도 우리의 기억에 있는 봄날의 비는 여전히 반갑고도 애잔한 정취가 있다. 권진원의 신보 <멜로디와 수채화>는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한 봄날의 추억, 투명했던 첫사랑,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단편을 클래식 소품집처럼 우아한 음률로 표현한다. 편안하면서도 무미건조하지 않은, 무겁지 않으면서도 결코 경박하지 않은 균형감을 유지하며 모든 노래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싱어송라이터 권진원이 지닌 연륜의 힘일 것이다. 전체 곡 시간이 30분도 채 안 되는 열 개의 ‘멜로디’가 마치 한 곡의 여러 변주, 혹은 여러 악장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하나의 사랑스러운‘ 수채화’처럼 그려진다.
Adele _ 21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 Adele이 새 앨범 <21>을 냈다. 데뷔 앨범인 <19>에 이어 두 번째 앨범에서도 자신의 나이를 앨범 표제로 삼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첫 번째 숫자가 샛별처럼 등장한 십대 가수 Adele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음악팬들에게 심어주었다고 한다면, 두 번째 숫자는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는 음악가임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Adele은 기본적으로 R&B적인 창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거기에 묶여 있지 않고 개별 곡마다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강렬한 리듬 파트가 인상적인 ‘Rolling in the Deep’이나 ‘Rumour Has It’과 피아노와 오르간에 맞춰 다소 컨트리한 느낌으로 부르는 ‘One And Only’와 같은 노래를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정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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