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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동선예감

기적을 기리다 l 제주도 강정마을


아름다운 강정 해안가에서는 약 800미터에 달하는 구
럼비바위(용암바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처와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강정마을의 중덕바닷가 앞에 서니 멀리 범섬이 보입니다. 범섬의 이마 위 신비한 구름이 마치 구름모자를 쓴 듯 보입니다. 이 평화로운 마을에 어두운 미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닷가엔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막는 노란 띠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앗, 갑자기 범섬이 먹구름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곧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이곳은 해군기지가 설 예정으로 공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굴삭기에 부서지고 뚫린 자리에 노란 깃발이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며 펄럭입니다. 길이 열려 섬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하는 강정마을 중덕바닷가. 모세의 기적처럼 이곳에도 어서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입니다.

강제욱|사진작가. 전 세계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외의 많은 매체들과 함께 일하면서 환경 문제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9회의 개인전과 30여 회의 그룹 전시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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