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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골드미스의 결혼분투기
문화선교연구원
2009. 3. 26. 01:01
우리 사회는 점차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비혼 남녀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결혼 적령기를 지났다는 의미에서 다소 비하적으로 들리는 ‘노처녀’ 혹은 ‘올드미스’를 대신해 ‘골드미스’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싱글여성들을 이르는 말로, 특히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은 프로! 사랑은 미숙?
안정된 직장을 가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여성을 골드미스로 규정한다면, 사실 드라마를 통해 이런 유형의 여성들은 자주 보아왔다. 여주인공은 캔디형의 심성 착한 오뚝이이고, 그녀의 연적으로는 번듯한 직장의 배경 좋은 여성이 등장하는데, 자신의 일에 능력을 보이기보다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악역을 담당하는 예가 많았다(KBS <너는 내 운명>의 새벽과 수빈의 관계처럼). 이런 캐릭터들은 능력은 물론, 경제력도 있는데 극단적 행동까지 하면서 왜 그렇게 남성에게 목을 매는지 의아함을 느낀 시청자가 많았을 것이다. 이러한 능력 있는 여성의 유치하고 미숙아적인 인격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여성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요즘 미디어에서 소위 골드미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골드미스의 해피엔딩은 결혼 뿐?
골드미스가 될 진짜 자격
이런 맥락은 이들이 맞선을 통해 보여주는 연애의 미숙함에서도 동시에 드러난다. 이들이 각 분야에서 쌓아온 커리어는 프로다운 것임에도, 여전히 남성에 대한 시선과 맞선의 과정은 미숙하고 수동적이다. 이렇게 미디어 속 골드미스들은 과거에 비해 돈을 많이 버는 여성이라는 차이점 외에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 싱글여성들에게 골드미스가 로망인 이유는 결혼이 아니어도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다양성 때문인데, 이 점이 미디어 속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좋은 직장이 있기에 좋은 조건의 남성을 만날 확률이 있는 여성이 아니라, 일을 가진, 일에 열심인 또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여성들이 결국 골드미스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권지연|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모니터 분과장. 용인에 살고 있는 싱글여성으로 방송 바로보기에 힘쓰고 있다. <KBS 시청자평가원>, <방송위원회 특별심의원>으로 있었고, 여성신문과 대학 학보사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