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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봬도, 맛있다!ㅣ뜨거운 가족의 안전식단

문화선교연구원 2008. 12. 6. 12:09
 

먼 옛날, 한 중학교의 교실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일입니다. 80c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사랑의 매와 함께하는 영어시간, 선생님의 지적을 받고 일어난 볼이 빨간 송 모 양은 청바지의 역사에 대해서 유창하게 외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잠시 후, 낭랑하게 울려 퍼지던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지더니 방송 사고처럼 갑자기 중단되었습니다. 동시에 반 아이들 모두의 볼이 빨개졌는데, 그 이유는 송 모 양이 기절을 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사춘기의 그늘이라고는 한 점 찾아볼 수 없었던 명랑한 송 모 양의 기절사건은 한동안 영어시간에 사랑의 매를 결석시키는 의도하지 않았던 공을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조퇴를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무서운 피검사를 하게 된 송 양은 다시 또 볼이 빨개지며 삶이 참 만만치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고, 특별부록으로 가문의 비밀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조미료와 인스턴트 음식 등 자극적인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그녀의 가족들이 순한 식성과는 반대로 뜨거운 성격을 종종 보여주는 이유는 아마도 이 비밀 때문인 듯합니다. 뜨거운 가족의 비밀은 그들의 가족력인 고혈압입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사랑의 매 때문에!) 기절을 했던 중학교 때부터 체질적으로 혈압이 높다는 주의사항을 자주 들었지만, 주의를 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겨울에 몇 차례 과로를 하고 몸 상태가 회복이 잘 안 되는 것을 느끼면서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의 평소식단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좀 더 꼼꼼하게 신경을 쓰기로 온 가족이 뜨겁게 결의를 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중입니다. 걷기와 필라테스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위해서 하루의 일정을 점검하고 식사일기를 쓰기도 하면서 고혈압과의 ‘뜨거운 안녕’을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일상은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다른 차원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몸의 다이어트는 마음의 다이어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듯합니다. 안으로부터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을 맞이하는 진정한 새봄입니다.



<굴 새싹 샐러드>


■ 재료(2인분 기준)   

싱싱한 굴, 새싹, 양상추, 배, 잣, 볶은 콩가루 등

드레싱 재료: 고추장, 레몬 반 개, 꿀 또는 올리고당, 소금 약간 등 


■ 요리방법

1. 굴과 새싹, 양상추 등의 재료는 깨끗이 씻어서 손질한다.

2. 양상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고 배는 채를 썰어놓는다.

3. 드레싱 : 고추장 한 큰 술 반 정도에 레몬반개를 갈아 넣고 입맛에 따라 올리고당(꿀이나 설탕)과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드레싱을 만든다. 

4. 넓은 접시에 새싹과 양상추를 넣고 굴과 배를 넣은 다음 드레싱을 넣는다.

5. 잣과 볶은 콩가루 약간을 뿌려서 담백한 맛을 더하는 마무리로 완성한다. 




송유경요리와 사진, 노래 만들기를 좋아하는 무명의 작가이며, 작가주의 단편애니메이션배급사 라바에서 일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 서울기독교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의 활동도 틈틈이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