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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영화

‘성(性)’에 갇힌 ‘여성(女性)’의 초상


언노운 우먼(Unknown Woman)
감독_쥬세페 토르나토레|출연_크세니아 라포포트, 미첼 프라치도

<마더>의 낯선 어머니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감각적인 스릴러를 대하면서도 여성의 존재와 이미지에 대해 집착하게 되는 것은. 영화 속 여성의 모습이 대부분 남성의 시각으로 형상화되면서 물신화된 육체를 보여주거나 모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재현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제한된 여성의 캐릭터는 이제 단순히 현상을 넘어서서 영화가 여성의 정체성을 부지불식간에 규정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문제는 영화 속 여성들이 개별적 인간으로서보다는 획일화된 하나의 ‘성(性)’으로서 강요된 삶을 산다는 점이다. <언노운 우먼>은 바로 그렇게 ‘성(性)’이 라는 ‘성(城)’에 갇힌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그들에 대한 애정과 위로를 함께 엿볼수 있는 영화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한 여인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그녀의 비밀스러운 정체를 둘러싼 껍질들을 조금씩 벗겨나가는 스릴러물이다. 과거 창녀였던 이레나는 가학적인 포주로부터 모든 자유를 빼앗긴 채 끊임없이 입양시킬 아이를 낳도록 강요받는다. 폭행과 억압 속의 이레나는 인권과는 거리가 먼노리개에 불과하다. 결국 이레나는 포주를 찌르고 도망쳐 입양된 자신의 딸, 떼아를 만나 잠시 행복을 누리게 되지만 영화의 결말부에 그 소녀는 이레나의 아이가 아니었음이 밝혀진다. 떼아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먼저 있던 가정부를 계단에서 밀어뜨리기까지 했던 이레나의 집착 어린 모정은 단순한 진실 앞에 어이없이 막을 내린다. 남성에게 억눌리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이레나의 인생역정은 21세기의 여성들에게도 낯선 것이 아니다. 삶의 한 순간도 ‘여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체성이란 영영 ‘딸’, ‘아내’, ‘어머니’라는 호칭 속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후반부까지 갑갑하고 암담한 현실이 펼쳐지는 가운데, 다행스럽게도<시네마 천국>의 거장은 짧지만 거세게 숨통을 트여준다. 이레나가 교도소에서 출감하는 날, 훌쩍 커 버린 떼아가 그녀를 찾아온다. 두 사람은 미소를 띠며 서로를 바라본다. 떼아에게 이레나는 창녀도, 가정부도, 엄마도 아니다. 남들에게 당하면서 살지 않는 법을 가르쳐준 인생의 선배일 뿐이다. 두 사람 사이의 짙은 교감이 눈빛으로 전해질 때, 관객들은 비로소 그들을 여성이 아니라 인간으로 바라본다. 핏줄보다 더 깊은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윤성은



더 비지터(The Visitor)

감독: 톰 맥카시 | 출연: 리차드 젠킨스, 하즈
슬레이맨, 다네이 제케세이 거리라

열정 없이 살아가던 노교수 베일은 컨퍼런스 참석차 맨해튼에 갔다가 자신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불법 체류자 타렉과 그의 여자 친구 자이나브를 만나게 된다. 베일은그들을 통해 점차 삶의 활력을 찾게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타렉이 추방될 위기에 처한다






레인(Let It Rain)
감독: 아네스 자우이|출연: 자멜 드부즈, 아네스 자우이

페미니스트 작가로 부와 명성을 얻은 아가테는 정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날,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며 미셀과 카림이 찾아오고 좌충우돌 어설픈 촬영이 시작된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세 사람의 일은 꼬여만 가는데….






링스 어드벤쳐(Missing Lynx)
감독: 라울 가르시아, 마누엘 시실리아
목소리 출연: 은지원, 왕석현, 정다혜

‘머피의 법칙’의 대명
사로 통하는 링스는 뭘해도 되는 일이 없다. 그런 링스에게 찾아온 단 하나의 행운은 바로 여자 친구 랑세트. 그러나 랑세트는 사냥꾼 뉴먼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링스는 투덜이 카멜레온 친구 거스와 함께 구출작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