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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추천 영화

귀 있는 자여, 침묵을 들으라

위대한 침묵 (Into Great Silence)
감독 : 필립 그로닝

가톨릭 수도원 중에서도 가장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곳으로 알려진 카르투지오 수도원은 외부인들의 발길이 전혀 없는 해발 1,300미터 알프스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아담하지만 단단하고, 단순하지만 고풍스러운 수도원의 외양은 처음부터 산의 일부였던 양 자연스럽다.
이렇게 호젓한 공간에서 수도사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기도와 성경연구로 보낸다. 계절의 변화가 아니면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을 만큼 반복적인 생활이 이들의 하루를 채워나간다. 세상의 재미를 맛 본 사람이라면 사흘도 버티기 어려울 만큼 단순한 삶이지만, 감사와 찬양의 기운이 이곳을 유배지가 아닌 낙원으로 만들고 있다. 수도사들의 평온한 얼굴은 그들의 삶이 경건의 모양과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수도원의 삶이란, 고행을 통한 자기 위안이 아니라 주님과 더 가까워지는 도구이다. 쉬는 시간에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눈 쌓인 언덕에서 썰매를 타는 수도사들에게 구속의 그늘은 보이지 않는다. ‘금욕’을 구시대의 악습으로 치부하고, 경건을 편의주의적으로만 해석하려는 이들에게 도전이 될 만한 모습이다. 이렇듯 모든 것이 절제되어 있는 수도원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위대한 침묵>은 최대한 정적인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제목처럼, 이 영화는 168분이라는 러닝 타임 동안 사람의 목소리를 거의 들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찬양과 의례용 대화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람의 침묵은 자연의 입을 열어주었다.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와 눈 내리는 소리마저 들릴 듯한 침묵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가운데, 간간히 물 흐르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벌레 우는 소리가 음악처럼 즐겁게 귓가를 감싸고돈다. 여기에 수도사들의 일상을 알리는 종소리, 발자국 소리, 식기부딪치는 소리가 더해지면 카르투지오 수도원은 금세 생기와 활력으로 충만하다. 도시의 분주함 대신 은혜의 강건한 기운이 이곳을 살아 숨 쉬게 하고 있다. 카메라는 오랜 시간 수도원과 수도사들을 끈기 있게 관찰한다. 사진처럼 안정된 샷의 깊이감과 롱 테이크가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햇살에 날리는 먼지까지도 예사롭지 않게 잡아낸 섬세함도 엿보이며, 오래된 수도원의 느낌을 살려낸 고감도 필름의 거친입자 또한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수도사들의 삶을 예찬하거나 종용하지 않는다. 단지,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는 오늘도 주님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경건한 침묵 속에 살아가는 영혼들이 있다는 사실을 덤덤히 보여준다. <위대한 침묵>의 느린 호흡을 인내하는 동안, 잠시나마 그들의 평안에 동참하는 귀한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윤성은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감독 : 가이 리치
주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추리 작가 코난 도일
이 창조해낸 명탐정 셜록 홈즈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가이 리치 감독은 이 영화에서 셜록 홈즈를 지적일 뿐만 아니라 현대적이고 섹시한 액션히어로로 재탄생시켰다. 셜록 홈즈가 명콤비 왓슨 박사와 함께 악당 블랙우드의 계략을 파헤쳐 가는 어드벤처물.


나인(Nine)

감독 : 롭 마샬
주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마리온 꼬띨라르, 니콜 키드먼

천재 영화감독인 귀도는 아홉 번째 작품을 구상하러 간 휴양지에서 아내 ‘루이사’, 여배우 ‘클라우디아’, 요염한 정부 ‘칼라’ 등 일곱 여인들의 유혹을 받게 된다. 귀도는 점점 그녀들에게서 작품의 영감을 받게 되는데…. 최고의 배우들과 멋진 음악이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해줄 뮤지컬 대작.


전우치
감독 : 최동훈
주연 :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오래전 봉인되었던 요괴들이 하나 둘씩세상을 어지럽히자, 신선들은 족자에 갇힌 전우치를 풀어주며 요괴를 잡아오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전우치는 세상 구경과 사랑 놀음에 바쁘다. 여기에 500년 전 수행을 이유로 잠적했던 화담이 나타나 전우치와 대치하기 시작한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 감독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