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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1 03-04 기독교 문화, 그 안과 밖을 가꾸다

겉사람을 채우다 ㅣ 기독교 문화를 생각하다

현실의 삶의 열매와 영향들이 문화라고 본다면, 교회의 삶의 열매와 영향이 지금 시대에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요즘 이 질문을 해보면 좀 두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속되는 대형 교회의 스캔들과 잇따르는 실망들로 인하여 개신교는 이웃 그리고 지역 사회와 소통하지 않고 오히려 이기적이라는 이미지만 확산하고 있는 듯하다. 존재에는 리얼리티와 이미지가
있다. 한 사람의 실제 인격과 삶을 리얼리티라고 본다면, 다른 사람이 느끼고 체감하는 그 사람은 이미지라 하겠다. 리얼리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둘 사이에 간격이 생겨
과도하게 좋거나 혹은 나쁜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어쨌든 교회의 ‘실제의 삶(리얼리티)’과 대중이 느끼는 이미지는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대중문화 속의 기독교를 돌아보다
설 연휴 때 영화를 보았다. <조선 명탐정>이었는데, 정조 시대의 천주교인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들은 양반과 상놈의 차이가 극명한 시대에서도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서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상놈을 착취하는 양반에 맞서서 공동체적 저항을 하기도 한다. 그런중에 천주교 공동체와 그 주인공들은 일반 백성에게 소망을 준다. 또 다른 영화 <글로브> 속의 주인공들, 그 야구팀과 학교, 장애인에게 소망을 주는 그 공동체도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성심학원이며, 영화에서 교장 선생님도 수녀로 나온다.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울렸는가? 가톨릭의 영화 속 이미지는 소외된 자, 낮은 자와 함께 하며 소망을 주는 공동체이다. 그것은 실제의 가톨릭의 삶이기도 했지만,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에 있어서도 성공을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프리카를 위하여 눈물겨운 헌신을 한 사람들이 개신교에는 없겠는가? 학교를 세우고 복지 재단을 세우는 교회가 없겠는가? 지역 사회에 공헌한 교회는 없겠는가? 영화 속 개신교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과거의 영화 수십 편을 봐도교회가, 목사를 훌륭하고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최근의 위의 가톨릭과 관련된 영화들이 화제가 되는 이 시기에 개봉되었던 <황해> 속에서는, 조폭이 전화를 받는 곳이 바로 교회의 예배 중에서다. 이렇게 이율배반의 이미지가 왜 개신교에 해당하는가? 단적으로 말하면, 대중문화 속에서 가톨릭의 이미지는 있고 개신교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현재 개신교의 이미지가 실제의 삶에 비하여 과도하게 나쁘게 설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물론 아울러 우리의 삶과 영향에 대해서도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소통과 영성의 문제다. 소통은 그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정도가 아니고 함께 살며 교제하는 것이라고 본다. 헬라어 교제는‘ 코이노니아’란 말인데 그것은“ 좋은 것을 서로 나눈다”는 뜻이다. 진정한 소통은 우리에게 있는 좋은 것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웃에게, 너에게 주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사랑을 전하는 삶이 바로 영적이며 선교적인 삶일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이웃과 소통하지 않는 영성은 고립의 위험이 있다.‘ 개교회주의’가 타 교회, 그리고 교회가 아직 아닌 이웃, 지역 사회에서 소통 불가능이거나 원활하지 않은 이미지를 개신교에게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교인이 아닌 이웃은 교회가 우리 마을에 존재함으로 어떤 유익-심리적이든, 실제적이든-을 얻고 있을까? 교회 때문에 시끄럽고, 교회 때문에 도로에 주차 전쟁이고, 노방 전도한다고 나눠 주는 전도지가 여기 저기 날리며 우리를 귀찮게 한다고 여기지는 않을까?
교회의 소통과 나눔에 감동하며 우는 우리의 이웃은 있는지? 교회의 영성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사랑을 전하고 나누는 것일 것이다. 여기는 물론 지혜와 겸손이 필요하다. 이웃과 소통하는 전달과 나눔이 지혜요, 그렇게 해야 우리가 경험한 하나님을 증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겸손이다.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사랑을 우리 방식대로만 아니라 이웃의 눈높이에 맞추고 그들의 필요와 감성을 배려하고 존중하여 전달하고 있는지?

또한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우리의 이미지 관리도, 개선도 중요한 문화 선교 전략임을 기억하며, 우리의 리얼리티에 있는 아름다움과 헌신의 이미지가 담긴 문화 상품을 만들고, 지원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시대는 100억 짜리, 200억 짜리 개신교의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 것보다 영화 한 편 속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교감과 나눔이 있는 교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필요한 때이다. 바라기는, 우리의 삶이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지길 바란다. 우리의 이미지 또한 개선되길 바란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 우리의 이웃을 하나님께 인도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정재후|전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 무학교회 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