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000이 종교인이 됐다는 것, 탤런트 000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는 소식을 종종 접한다. 언제부터인가 밥풀떼기 김정식은 TV에서 사라지고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얼마 전 그 밥풀떼기 김정식이 저자인 <사랑이 별미입니다>라는 책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의 이름 뒤에는 목사라는 명칭이 붙어 있었다. 또 한 명의 연예인이 목사로서 살아가고 있구나 하며 흘려 보냈다. 
얼마 후 다른 책을 찾다가 툭 하고 사무실 책상에서 떨어지는 책은 다시 그 책이었다. 그 자리에 앉아서 들춰 보니 혹시나 가볍지는 않을까, 무슨 갑작스러운 일로 한순간의 결심은 아닐까, 자신의 이름 석 자에 붙어 있는 이름값으로 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개그맨이 아닌 목사 김정식. 그는 진지했고, 깊었고, 또 한결같았다. 파주에서 그가 사
역하는 예온교회를 찾아갔다. 김준영 ·사진제공 예온교회


하나님이 만드는 밥풀떼기
그 시절, 웃기는 건 원체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연예인에게는 중요한 지표인 인기도 있을 만큼 있었다. 그에 걸맞게 돈도 벌 만큼 벌어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을 즈음이었다. 슬슬 그 자신감은 긴장감의 결여로 변했고 하는 일에 흥미와 의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 제 꿈은 개그맨이 아니었어요. 방송은 단순히 직업으로 선택한 거예요. 그래서 마흔 살이 되면 그만 둘 계획이었어요. 마흔이 되니 어느 순간부터 이곳 환경과 일에 환멸도 느꼈구요. 딱 그만두고 미국으로 갔죠. 거기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진짜 징글징글하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죠. 얼마나 기고만장했겠어요.”
미국에 넘어간 그는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고, 거기서 조금씩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 
그는 자신을 자동 제빵기 안의 밀가루 같다고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목사가 되어 있더군요. 하나님은 아마 제가 어릴 때부터 조금씩 준비를 하셨던 것 같아요. 김정식이라는 밀가루에 물도 조금씩 붓고 찰기를 더해 타이머 맞춘 오븐 안에 넣어 놓은 것이죠. 서서히 숙성과 부풀기를 거듭하다 땡하고 알림 소리가 나서 열어보니 빵이 되는 것처럼요.” 그랬다. 그는 순간의 결심이나, 갑작스러운 결단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목사의 길은 하나님이 자신을 다루시는 방법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만난 장애인
그는 초등학교 짝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다고 했다. 짝과 함께 학교 생활을 하며 누구의 강요도 아니고 떠밀린 것도 아닌 자연스럽게 그의 곁에 친구처럼 늘 있었다. 후에 미국에 돌아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그는 이 사회에서 부적응자라고 불리는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정, 비행청소년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미국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신학도 걸쳐서 어렴풋이 배웠고요. 목사로 살겠다는 것은 꿈도 못 꾸었죠. 그런데도 자꾸 주변에 청각 장애인, 노인 분들, 그리고 장애인 가정에 시집 오는 다른 나라 여성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학교에서 퇴학당하거나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들도 보이고요.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해요. 미국 가기 전에 청각장애인 홍보 영상을 찍었거든요. 그때야 그냥 한 건데, 후에 이렇게 관계를 맺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는 미국에서 돌아와서 우연찮게‘ 사랑의소리방송’의 본부장을 하며 그는 장애인들의 실제 삶의 속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장애인 관련해서 정말 정신없이 일하다, 괜한 싸움에 휘말렸죠. 협회와 협회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틈에서 일하다가 그만… 그 후에 더 이상 장애인 이름을 걸고 있는 협회, 단체 등, 이런 곳과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제 성격상 그냥 보아 넘기지도 못하고…(웃음) 그일 후에 앞으로 장애인을 교육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장애인이 실제 먹고 살 수 있는 일로 나아가도록 교육하고, 가르치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아직도 개발과 연구가 필요한 장애인 교수법에 그는 관심이 옮겨갔다. 특히 장애인 중에서 비장애인과 견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예술과 문화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만나며, 그들을 도우려 한 발을 더 뗀 것이다. 어쩌면 그의 다음 걸음은 더더욱 그들의 삶의 현장의 문제로 더 가까이 간 것이 아닐까. 예수님이 마을 안으로 들어간 것 처럼 말이다. 


장애인이 함께 사는 지저스 타운을 꿈꾸며
그는 교회 개척도 해야겠다 해서 한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전도사로서 교회를 섬기다 장애인들을 돕고자 이곳 파주에 왔다. 그리고 좋은 기회가 생겨 2012년 7월부터 예온교회를 시작했다. 
“개척할 꿈도 없었었요. 교회는 협동목사로 돕고 있었고요. 그런데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이렇게 예온교회를 맡겨 주시네요. 교회에 장애인부라는 이름으로 부서를 만들지 않았어요. 장애인 부서를 따로 만들고 예배도 따로 드리는 것이 조금 그래요. 생각해 보세요. 장애인 부모는 장애인이 아니 잖아요. 함께 지내잖아요. 물론 도우미도 필요하고 섬기는 사람도 필요하지요. 예온교회는 함께 드려요. 물론 시끄럽죠.(웃음)”
예온교회는 약 100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노인 등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예온교회는 작은 교회를 돕고 응원하기 위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비전캠프도 열었다.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난 분들이 다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는 예배를 드린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상처와 가폭, 주변 환경으로 손상이 있는 마음으로 사는 성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교회를 꿈꾸고 만들고 있다.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장애인 집으로 찾아가는 목회도 현재 펼치고 있다. 장애인이 큰 병에 걸렸을 때 그를 위해 치료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엔 아담스트리(Adam’s tree)라는 단체를시작했다. 그 곳에서 결혼에 한 번 실패한 사람들을 다시 세우는 일을 하려고 한다.
“언젠가 독일일 거예요. 여행 때 들렸던 마을 전체가 문화와 예술로 무리지어 사는 곳을 간 적이 있어요. 한국에 가면 꼭 이런 형식의 마을을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파주에 와서 교회와 이 주변 지역을 지저스 타운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인들이 예술작품을 만들고 외부 사람들이 편하게 들어 올 수 있는 그런 마을이요. 그런 세상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그는 확실히 가볍지 않았다. 성경적 바탕도 단단했고, 그에 맞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 전문적이었다. 그 두 가지를 잘 버무려서 한 상에 차려 놓는 일에도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해서 그런지 창의적이었다. 예온교회와 그의 걸음을 기대해 본다. 

예온교회
경기도 파주시 검산동 266-10
070)4079-1503
jesuson.org




인·터·뷰 예온교회 김정식 목사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다


하는 일이 꽤 많아 보여 “바쁘시죠?”하고 물었다가 도리어 된서리만 맞았다. “저는요, 바쁘다는 말을 제일 싫어해요! 목사가 바쁘면 되나요? 언제든지 스탠바이 하고 있어야죠. 자기 시간을 줄이면 그런 말 안 해도 되는데, 꼭 목사 직함 빼 놓고 다니는 분들 보면 바쁘다 바쁘다 아주 노래를 불러요!”
그는 아주 거칠 것 없이 말도 잘한다. 그만큼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하는 것일 거다.
그는 장애인 사역을 오래 하며 존경을 받기도 하고, 전문가라고 하여 강의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그의 시선은 세심하고 실제적이다.
“장애인 사역을 오래했다고 꼬래 어디를 가면 존경한다는 말도 들어요. 그런데요. 저를 장애인을 도우며 사는 사람으로 아시지만 오히려 제가 도움 받았으면 받았죠. 만약에 제가 연예인으로서 지금까지 살았다면 이 나이에 추한 모습으로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좇아 살았겠죠. 장애인이 함께 있어서 그나마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솔직해야죠!”
그는 하나님 앞에서 쓰임 받다 죽는 것이 목사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큰 복이라고 했다. 
“제가 키가 작잖아요. 남들보다 작아서 금방 닳아서 없어지지 않겠어요(웃음). 그것도 하나님 은혜죠!”
체험이 없이는 설교 강단에 서지 않겠다며, 매일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의 시간이라는 그는 환하게 웃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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