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추천 영화

행복의 실제는 그 어디에?

윌로우 트리 (The Willow Tree, One life more)
감독 : 마지드 마지디
주연 : 파비스 파라스투이, 로야 테이모리언

‘시각’은 그것 없이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현실을 보여주는 감각인 동시에,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을 사물의 본질과 가장 멀어지게 하는 감각이기도 하다. 외형의 화려함이 내용의 진실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see)라는 행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깨닫는 과정을 수반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알고 싶은 데까지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려고 시각을 조작한다. <천국의 아이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지드 마지디 감독은 ‘눈 뜬 장님’이 되어 버린 유셉(파비스 파라스투이 분)을 통해 그러한 인간의 얄팍한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45세의 대학교수 유셉은 어린 시절 불꽃놀이를 하다가 시력을 잃었지만, 대학 교수로서 존경 받으며 화목한 가정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장애가 큰 결핍으로 남아 있던 그는 신에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간구하던 중, 종양을 치료하러 간 병원에서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비롭고 감사했던 그였지만 점점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곤고해져 간다. 눈이 멀었을 때 느꼈던 행복은 눈을 뜨자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다. <윌로우 트리>는 기존의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했던 영화와 달리, 장애를 동정하기보다 냉혹하더라도 받아들여야만 할 현실로 접근한다.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정상인보다 더 날카롭게 사물을 통찰했던 유셉은 정제된 보석처럼 맹인일 때 찬란한 빛을 발했다. 그러나 눈을 뜬 후 그에게 찾아온 것은 시각적 유혹과 현실의 비통함, 그리고 자기 인생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었다. 버드나무의 축축 늘어진 줄기처럼 잔바람에도 흔들리는 감정의 노예가 된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유셉은 예전에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바라며 썼던 기도문을 읽어 내려간다. 그 간절함 끝에 얻은 은혜를 일순간에 망쳐버린 후회와 허탈감 때문에 눈물 짓는 유셉의모습이 처절할 정도로 애처롭다. 인생의 분기점에서, 혹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었을 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하잘 것이 없어 보이고 지금까지의 삶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면, 눈을 뜬 유셉처럼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보게 된 것은 아닐까. 인간의 행복에 대한 질문은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진리도 새롭지 않다. 그러나 익히 알고 있어도 또 인생에 속고 마는 것이 인간일 터, 이런 류의 우화는 항상 뼈저리게 가슴을 파고든다. 말이 없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씁쓸한 결말이 다소 우울하지만, 영화를 통해 재확인하는 인생사의 진리는 결코 우울하지 않다. 지금과 다른 또 한 번의 기회나 인생을 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윌로우 트리>는 언제나 내 은혜가 족한 줄 알고 받은 분량만큼 누리는 것이야 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하겠다. 글 윤성은


아이언 맨 2(Iron Man 2)
감독 : 존 파브로
주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폴 베타니

아이언맨으로서 최고
의 인기를 누리던 토니 스타크(로버트 나우니주니어 분)는 그의 가문에 적대감을 품은 위플래시(미키 루크 분)가 아이언맨 슈트의 원천기술인 아크 원자로 개발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F-1 그랑프리에서 사투를 펼친 후 둘 사이의 대결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하녀
감독 : 임상수
주연 : 전도연, 이정재, 서우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다가 상류층 대저택에 하녀로 들어간 은이(전도연 분)에게 주인집 남자(이정재 분)가 접근한다. 그러나 은밀한 사랑을 즐기던 두 사람의 관계를 나이든 하녀 병식(윤여정 분)이 눈치 채면서 대저택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찬다. 임상수 감독이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 <하녀>를 리메이크했다.


시스터 스마일(Sister Smile)

감독 : 스틴 코냉스
주연 : 세실 드 프랑스, 상드린 블라케

음악을 사랑하는 자닌(세실 드 프랑스 분)은 좋은 남자에게 시집 갈것을 종용하는 어머니를 피해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못하고 <도미니크>라는 곡을 만드는데, 곧 가톨릭 방송국에 의해 세상에 알려져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당대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던 신과 음악에 대한 예찬, <도미니크>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