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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1 07-08 지구에서 보낸 한철

지구에서 보낸 한철 7│착한 미생물, 창조 질서를 회복하다 - 김포 아름다운 교회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교육이 강조되는 시대.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복음만 아닐 것이다. 그들이 발 딛고 살아갈 이 땅을 어떤 상태로 물려줄 것인가도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가 아닐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창조 세계를 바르게 회복하는 일, 그 막연한 책임감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쌀에 그 답이 있다. 정미희·사진 송건용

 

환경을 위한, 환경에 의한 교회

김포시 사우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교회는 본당을 유리 온실로 지었다. 본당에 들어서자 강대상을 중심으로 양쪽 가장자리에 크고 작은 나무와 꽃, 허브들을 보기 좋게 심어 놓았다. 마치 식물원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다. 고정 의자들이 차곡차곡 줄지어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는 커피숍에 온 듯 테이블과 의자가 동그랗게 배열되어 있다. 예배가 없는날에는 누구나 이곳에서 들러 차를 마시고, 꽃구경도 할 수 있다. “여기는 아름다운 교회 친환경센터입니다. 이곳에서 주중에 늘 환경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아파트 입주자, 부녀회, 크고 작은 단체들이 환경교육을 받고 갑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들녘지기 환경센터장 전규택 목사의 말이다.
이 친환경센터 건물은 자연스럽게 공기의 대류 현상이 일어나 냉난방을 할 필요가 없다. 늘 산뜻한 공기와 습도를 유지한다. 본격적인 비밀은 지붕에 있다. 온실 지붕의 앞부분을 뒷부분보다 30cm가량 높게 지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자연스럽게 흘러 내리게 하여 지하에 설계된 20톤 저장탱크에 저장된다. 교회 앞부분에도 7톤의 저장탱크를 마련해 놓았다. 아름다운 교회에서는 이 빗물을 이용해 EM(Effective Micro-organisms, 유용미생물군) 원액을 만든다. EM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5곳 중 하나다. 전규택 목사는 기도하는 중에 받은 ‘하나님은 미생물도 창조하셨다’라는 말씀에 의지해 창조 질서의 회복은 미생물에 있다는 깨달음으로 EM을 공부했고, 지금은 그것을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학대학원 시절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관계가 단절된, 관계파괴의 상태를 죄라고 하는데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도 죄입니다. 회복은 십자가에서만 가능합니다. 희생하고, 섬기고, 솔선수범하는 사랑의 실천으로 회복이 일어나는 거죠. 자연의 회복도 이런 사랑의 실천으로 가능합니다.” 그는 EM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은 실천이 가져온 변화들
무심코 흘려보내는 쌀뜨물은 알려지지 않은 심각한 수질 오염원 중 하나다. 쌀뜨물 3L를 정화하려면 오염되지 않은 물 1t이 필요해 약 440배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바로 이 쌀뜨물에 EM 원액과 설탕을 넣어 쌀뜨물 배양액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EM의 기본적인 사용법이다.
쌀뜨물과 설탕은 유용한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들이 잘 배양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절약이 곧 환경운동입니다. 사물 하나를 보더라도 기존의 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새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환경운동이에요.” 그의 말처럼 쌀뜨물은 버림 받지 않고 쓰임 받음으로 자연에 이로운 것으로 변했다. 20층 아파트에서 4가구만 쌀뜨물 배양액을 사용하고, 흘려보내면 다른 가정에서 쓰고 버린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쌀뜨물 배양액을 쓰면 쓸수록 환경이 정화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교회 앞에 흐르는 계양천의 변화가 바로 그 증거다. 계양천은 10년 전만 해도 공장에서 흘려보낸 폐수로 악취가 심하던 하천이었는데, 아름다운 교회에서 EM원액을 꾸준히 가져다 부었고 지금은 경기도 40대 산책로 중 하나가 되었다. 물고기가 많이 생겨 낚시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실로 놀라운 변화다.
아름다운 교회 성도들도 이 EM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저도 처음 2~3년은 그냥 흘려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세수를 한 뒤에 쌀뜨물 배양액으로 마사지를 했더니 피부가 왁스로 코팅한 것처럼 너무 부드러운 거예요. 좀 놀랐어요. 그 때부터 귀찮아도 만들어서 쓰죠.” EM 예찬론을 펼치는 추효정 집사의 말이다. 추효정 집사는 하루에 1.5L 3병 정도의 배양액을 집안 곳곳에 사용하고 있다. 주방의 찌든 때 청소, 빨래할 때, 욕실에서도 내가 환경운동가라는 생각으로 EM을 사용한다. “EM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제 자신이 강을 살리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뿌듯하죠. 내가 오염의 주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다행스럽고요.”
성도들이 이처럼 EM의 가치에 동의하며 팀을 나눠 적극적으로 친환경사역을 하고 있다. 계양천 살리기 팀, 음식물 처리 팀, 활성액 만들기 팀, EM 홍보 팀 등 각자 맡은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주체로서 또 다른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어디서 들녘바람을 쐬며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누구 한 사람이 미쳐줘야 하는구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같이 누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목사님이 절박하게 외치셨기 때문에, 이제 성도들도 EM이 습관이 됐어요. 저희들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같이 누릴 수 있도록 전해야죠. 진정성을 품고 시간을 투자하고 기다리면 통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EM 사용기를 전하던 추효정 집사의 말에서 복음을 발견한다. 예수를 만나 좋은 것을 누리고, 그것을 전하는 것이 바로 복음 아니던가. 당연한 듯 사용하고 누리던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가치를 사랑으로 실천하는 이 교회에서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희망을 본다.

김포 아름다운 교회
김포시 사우동 1424번지 아름다운 교회
031-983-0330 | cafe.daum.net/arumdaun21c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s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로서 유용한 미생물들이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 세균, 방선균 등 인류가 오래 전부터 식품의 발효에 이용해 왔던 미생물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서로 공생하며 항산화 작용 혹은 항산화 물질을 생성하며 이를 통해 부패를 억제한다. EM은 이러한 미생물들이 공생하는 생태계로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자연을 소생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EM이라고 하면 이 액상의 미생물 제제, 즉 생활에 필요한 유용한 미생물군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