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의 끝은 어디일까.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게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를 한탄하며 스마트폰을 문질러댄다. 오늘의 소셜커머스는 정말 대박이니 빚을 내서라도 사야 한다. 100세 시대가 도래했는데 노년의 준비는 당연한 것 아닌가. 적금에 펀드 이외에도 연금보험 한 개쯤은 드는 것이 현명하다. 사유재산제가 발생한 이후로 인간에게 이토록 잉여 자산이 충만하던 적이 있었나 싶지만, 여전히 빈곤하고 굶주리며 슬퍼하고 증오하는 이 사회를 보면 역시 물질이 해결책일 수는 없는가 보다. 이 세상이 아픔의 밀물에 찰랑찰랑하게 젖어들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물결이 아직 만조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다. ‘정말로 문제다’고는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한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보톡스 30% 할인권의 기한이 얼마 남지도 않았고, 상해보험은 실효 위기고, 카드 결제일까지 3일 남았다. 걱정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 무거운 책임감을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 있으니까.
재산이니 도덕성이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나 들이댈 수 있는 도덕적 잣대로 스스로 나눔의 자격을 제한하는 우리. 이대로 가다가는, 훗날 나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탐욕으로 가득한 불독 같은 늙은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서글퍼진다. ‘에르메스 버킨 백’을 들고,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굴리며 무게를 잡는 우리네 성공한 인생에 아로새길 광활한 탐욕의 지도에 인간이 살 만한 땅은 없는 듯하다.
이 책은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12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경쟁이 삶의 논리요, 소유가 미덕이며, 표독함이 성공의 표상인 땅에서 그들의 존재는 낙오자요, 실패한 인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손에서 별보다 아름다운 순수가 타인에게 빛을 주고 있다. 모든 이를 부끄럽게 만들고 마는 남루한 순수다. 단순히 미담으로 훈훈하게 넘어갈 수가 없는 이유는 어르신들 인생의 질곡 때문일 것이다. “원래 세상이 그런 거야. 나는 더한 것도 겪었어.” 이겨내지 못하면 도태되는 요즘과는 많이 다르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몸이 따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한 어르신의 말은 이 얼마나 호되지만 따스한 꾸지람인지.
독자로서 이 책을 통해 유명인들의 기부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어려운 이들은 언제나 도움을 기다리느라 손을 뻗는 존재라는 흑백의 난센스를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라도 남과 나눌 수 있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이 이토록 오래 생존해 있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는다. 밤이 깊으니 별이 빛난다. 별을 바라보니 나 또한 본래 별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닫는다. 밤이 깊다. 이제 빛날 때가 되었다. 글 주동연

〈오늘〉블로그(www.cultureonul.com)의 방명록을 통해 위 책을 신청하시면 추첨하여 선물로 보내 드립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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