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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2 11-12 우리, 너를 응원해

우리, 너를 응원해 2│하나님의 이야기를 그리고 쓰는 너를 응원해! - 기독교 웹툰 작가, 김민석






김민석 작가가 그린 <헤븐리 스파이>의 주인공 ‘쪼엘’ 은 빨간 바가지 머리와 스파이의 필수품인 선글라스까지 갖춘 귀여운 천사다. 쪼엘은 사탄 연합의 전략을 캐러 사탄 양성 학교에 스파이로 침투한다. 학교 문 앞에서 꼭 잡고 있던 주님의 손을 놓으며, 쪼엘은 생각한다. “같이 가주시면 안 될까요. 주님”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고 계속 나아갔다.’ <헤븐리 스파이>, <교회를 부탁해> 등 감동적인 기독 만화로 세상과 소통하며, 하나님 나라의 예술가로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김민석 작가를 만났다. 글 박윤지 · 사진 김준영


만화와 나, 말씀을 전하는 도구 
김민석 작가의 만화는 ‘헤븐리스파이(heavenlyspy.com)’에서 볼 수 있다. 지금 연재하고 있는 <교회를 부탁해>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올린 지 하루 만에 5,000명이 읽고 간다. 그의 만화가 지닌 스토리의 힘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면서 시나리오 작법에 흥미를 느꼈어요. 캐릭터를 구현하고, 플롯을 짜는 게 재미있었고요.” 
그가 본격적으로 기독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5년 전이었다. 일본 선교에 대한 열망을 품고 오사카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 김우현 감독을 만났다. 강력한 이끄심이었을까, 두 사람은 만화 강국인 일본에 만화로서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비전이 서로 같다는 걸 확인했다. 그런 우연한 인연을 시작으로, 그는 김우현 감독의 책을 만화로 풀어냈다. 
그리고 직접 스토리를 구성한 첫 작품이 <헤븐리 스파이>다. 쪼엘이 천국 간첩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로, 이스라엘 역사와 교회사 등을 비유와 설명을 통해 드러낸다. 다소 딱딱한 내용이지만, 만화라는 매체의 친숙함 때문에 메시지가 쉽게 읽힌다. 이야기 자체에 힘을 쏟고 매주 연재할 수 있도록 속도있게 그리다 보니, 그림체는 주로 그려온 정교하고 사실적인 극화와 다르게 좀 더 간결한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는 작품의 퀄리티에 만족하기보다는 말씀을 전하는 도구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었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지금 연재 중인 <교회를 부탁해>는 ‘비유의 도시’에서 사탄의 의뢰를 받은 탐정과 신학 박사가 주인공 ‘에끌(에끌레시아, 교회)’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이다. “지난해 마지막 때에 대한 <바벨드>를 그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말씀 공부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이 땅에 바르게 서야 할 ‘교회’의 모습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고요. 교회가 세상과 타협하면서 아프고 힘든 가운데 있잖아요. 다시 그 좁은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랐어요.” 견고한 집을 짓는데 말씀의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무거운 주제를 세우면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 주님의 사랑과 교회부터 세워야겠다고 순서를 바꿨다. 
말씀을 만화로 그리는 것은 이처럼 탄탄한 기초가 필요하기에 그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학 서적과 영화를 많이 봐요. 신학 서적은 말씀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영화는 스토리 구성, 연출 등에 초점을 맞춰서 봐요. 잘 된 작품은 분석하여 다시 보기도 해요. 좋아하는 웹툰도 보는데, 요즘엔 윤태호 작가의 <미생>을 감격하며 보고 있어요. 강풀 작가의 만화도 봤어요. 독자를 빨려 들어가게 하는 연출이 탁월한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뿐만 아니라, 평점이 낮은 작품도 봐요. 어떤 요인 때문이었는지 분석도 해보고, 나는 같은 소재로 어떻게 만들었을까 생각도 해 봐요.”


도우심을 따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하여 
그는 욕심이 많은 걸까. 아니, 그보다는 끝없이 열정이 샘솟는다는 게 맞을 것이다. 만화뿐만 아니라, 김민석 작가는 하라쉼 스쿨 운영과 스마트폰 성경 앱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이스라엘을 다녀온 후에, 하나님 나라의 예술가들을 세워야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졌다. “‘하라쉼’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장인, 공장’을 의미하는데, 하나님 나라는 창조적 영역도 중요한 것 같아요. 예수님의 제자라면 목사님만 아니라 누구나 말씀을 읽고 전해야 하잖아요. 여러 문화적 통로들, 시, 그림, 영화, 음악으로 말씀을 전할 수도 있잖아요. 문화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가 열리면 좋겠어요.” 그저 소탈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작품에 대한 열정과 함께 아티스트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잔뜩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기독 만화를 그리려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이 자리가 그루터기가 되어, 많은 작품이 활발하게 피어나기를 바란다. 
그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장점을 이용해 성경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성경 구절을 선택했을 때, 히브리어나 헬라어 단어 뜻 혹은 관련된 다른 구절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관주(冠註)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말씀의 배경이 되는 지도를 보다가 그 한 지점을 선택하면 관련 말씀을 읽을 수 있다. 만화와는 다른 매체지만, 이 또한 말씀이 전해지는 데에 귀한 통로가 될 것이다. 

그는 말씀의 신호등이 적절한 때에 빨강, 초록으로 색을 바꾸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른다. 순종의 길 위에서 올 한 해 계획했던 것들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하라쉼 스쿨은 11월에 2기를 시작하고, 성경 앱도 연말에 나올 것이다.“ 주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만화를 그린다면, 그리고 그것이 전해질만 한 것이라면, 주님의 도우심으로 알려질 거에요.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잘되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 속에 겸손과 여유가 느껴진다. 최선에서 비롯한 선한 아름다움이 또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한다.

그의 만화는 웹툰으로 볼 수 있다. 
마음대로 퍼가셔서 널리널리 사용하시란다! 
heavenlys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