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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재 종료

찬란한 빛의 그림을 마주하다 ㅣ 필룩스 조명박물관

인류가 빛을 만났을 때 캄캄한 어두움의 세상으로부터 해방되기 시작했다. 삶의 곳곳에 하나 둘씩 빛이 밝혀질 때마다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희망의 등불이 켜지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인류와 빛과의 동거는 ‘불을 밝히는 도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지난겨울의 어두침침한 그늘에 불 하나 밝히고, 반짝이는 아름다움에 마음을 사로잡히고 싶은 봄이라면, 이곳은 어떨지. 경기도 양주 필룩스 조명박물관으로 향할 당신의 길에 빛을 비춰본다.

횃불에서부터 샹들리에까지

경기도 양주에 자리한 필룩스 조명박물관은 조명 문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최초의 조명박물관이다. 국내외 조명유물 1,500여점과 민속유물 200여점, 그리고 50여점의 예술작품, 그리고 현대 조명기구들이 총망라해 전시되어 있다. 감성조명 필룩스(feel+lux)가 2004년에 개관하여 조명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게 하고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상설 전시하는 곳으로 먼저 눈에 띄는 전통조명관은 신화와 역사 속에서 조명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되새겨 보는 곳이다. 고대의 조명기구인 홰(횃불), 관솔 등의 원시 등화구에서 청동촛대, 토기등잔, 유기 촛대, 등경과 등가, 오일램프와 남포등, 가스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세계 각국의 이색적인 등화구들도 함께 볼수 있다. 횃불은 나무나 짚, 풀을 엮어서 만들어 사용했다. 송진이 많이 엉긴 부분인 관솔을 모아다가 등잔불을 대신하기도 했으며, 벌집이나 동물의 기름을 끓여 초를 만들기도 했다. 작은 그릇에 동식물의 기름을 담아 심지에 불을 밝히던 종지형 등잔이 석유의 등장으로 호형등잔으로 발전해 간 것도 볼 수 있다. 석유가 수입되면서 훨씬 밝고 걸어두기도 편한 남포등은 근대화를 이루던 세월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는 여러 개의 오일램프를 천장에 매단 샹들리에의 등장으로 당시 귀족들의 화려했던 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새로워지는 빛의 진화
근현대조명관에는 1887년 고종황제 당시 아시아 최초로 가로등을 밝혔던 경북의 모습과 함께 에디슨이 만든 초창기 백열전구, 최초 전구 발명 특허 복사본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기와 전구의 등장으로 ‘빛’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곳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철도와 광산을 비롯해 병원과 공장 등에서 조명을 활용하면서 인류는 더 풍족한 삶을 누리게 된다. 백열전구에서 형광등을 지나 할로겐과 형광램프, 광섬유, 그리고 지금의 LED에 이르기까지 ‘빛’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빛과 예술의 만남

필룩스 조명박물관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이외에도 조명과 관련되는 특별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조명아트관에는 조명을 주제로 5개의 공간에서 다채로운 조명
테마를 관람할 수 있으며 ‘2009 필룩스 라이트아트 공모전’에 수상된 작품들과 ‘Dreaming Christmas전’도 만나 볼 수 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조명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조명아트관은‘ 빛’이 담고 있는 희생과 자비, 사랑, 소망의 상징들을 예술과 테크놀러지로 재무장하였다. 작가들의 눈을 통하여 창조되는 빛의 풍부함과 영감들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조명 하나로 달라지는 생활
감성조명체험관에서는 인간의 감성에 따른 자연 빛과 유사한 조명환경의 변화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체험관이다. 음식을 더 맛있게 하는 조명, 식욕을 저하시키는 조명, 성적이 향상되는 조명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질병을 치료하는 라이트 테라피 조명과 웰빙-감성 조명 체험 등이 이루어진다. 빛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색감과 밝기 등을 조절하여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어졌다. 조명으로도 우리의 생활이 충분히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경험하고 나면 당장 가서 조명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진다고. 조명문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을 위하여 조명 만들기 수업과 에디슨 조명 스쿨도 주말마다 열리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여름 밤을 가득 메운 매미들의 울음은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하는 생태계 파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도심의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감추어진 자연의 신음은 사람을 이롭게 하던 빛이 사람과 자연에 해가 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최근에 여러 나라들에서 빛 공해 방지법과 조명조례를 제정하면서 건강한 ‘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따뜻하고 편안한 ‘빛’을 소중히
가꾸어야 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이곳 조명박물관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모두의 ‘ 빛’을 꿈꾸어보는 것은 어떨까?  ‘빛’이 당신을 만나 모두의 희망을 말하려 한다. 
글ㆍ사진 김승환


필룩스 조명박물관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 624-8
070-7780-8911~4  ㅣ
www.lighting-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