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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1 07-08 지구에서 보낸 한철

지구에서 보낸 한철 3│이태원 주민시장 이야기


사용하지 않아 오랜 시간 동안 가
만히 있는 물건이 있습니다. 여러이유로 구입되었고 또 여러 이유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물건에게 새 삶을 주고 싶습니다. “어떤 이유로 어디서 구입했고 어떤 부분이 가장 좋아”로 시작되어 “그래 너에게 이렇게 사용되면 좋겠다”로 이어지는. 자신이 가졌던 물건에 자신의 이야기를 묻혀 다른 이에게 보냅니다. 시간이 흘러 친구에게 “그때 그것 잘 사용하고 있지?”라고 안부를 묻는 있는 이야기가 생겨납니다.
묻는 이 사이이다·답하는 이 사이이다

 


어떤 시장입니까?
동네 친구들과 작은 시장에 대해 서 얘기하고 상상해보고 실천해본 이태원에서 열린 시장입니다. ‘살아가면서 만든 무언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어떤 것,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경험 등 다양한 종류의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라는 주제로 2011년 4월 16일 토요일, 12시-16시에 장진우 집 옥상(서울시 용산구이태원2동)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3가지의 내용으로 구성했어요.
첫 번째로는 이태원 가게입니다.
이태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1일 가게를 열고 자신의 가게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었는데요, 자신의 집을 캠핑 장소로 바꾸어 이태원에 살지 않는 사람에게 그 장소를 나누는 정신의 ‘슬리핑 백 프로그램sleeping bag program’입니다. 장소 나눔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손톱을 손질 받으며 고민 상담을 할 수 있는 제 친구 나난의 ‘나난 네일 가드닝’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외식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부모님께서 넘치게 보내주시는 햇반과 스팸을 판매하는 데 옷과 신발을 끼워주는 이은혜의 ‘다파라치아’. 시장에 가면 늘 들리던 어느 할머니의 자판식당을 재현해 본 장진우의 ‘움직이는 식당’. 길종상가에 있는 모든 상점들이 상가연합 야유회도 포기하고 모두 모인 흔치 않은 모습, 박길종의 ‘<특집>길종상가!’ 그 다음은 동전도 필요 없고 꽝도 없는 오락실, 원픽셀 가드닝의 ‘럭키 드로우’, 10분 레벨테스트와 영어 공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장미의 ‘Motive English’ 등의 총 19사람의 재능과 생활의 모습이 담긴 19개의 가게로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이태원 선물입니다.
19개의 가게에서 기부한 각 선물을 게임을 통해 이태원 주민시장에 온 손님들에게 증정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자신의 손때가 묻은 물건과 그 손때만큼이나 진하게 배어있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물건과 함께 선물해 주는 것이죠.

세 번째, 이태원 물물교환입니다.
이태원 주민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가지고 다른 이와 협상하여 물물 교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었습니까?


각기 다른 삶의 모습과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것을 판매하고 소비하고, 선물하고 교환하는 경험을 통해 또 하루를 살고 이 하루를 통해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동네 사는 사람들과 함께 동네잔치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았고 우리 동네로 놀러 온 사람들을 만나 가까워질 수 있는 것에 즐거웠습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나누고 교환하고 판매하고 소비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다른 한 사람에게 나눕니다. 나눈 물건과 이야기는 각 사람에게 필요한 삶의 에너지로 채워질 것입니다.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보내고 좋은 세상을 꿈꿉니다. 이태원 주민시장으로 오세요.

사이이다
www.cider.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