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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길에게 길을 묻다

몽골에서 만난 또 다른 나


지난 7월, 9일간 몽골의 차튼족을 만났다. 그들은 높은 산속에서 순록을 키우며 사는 유목민. 홉스골 호수에서도 한참을 더 가
야 만날 수 있다. 울란바트르에서는 무릉까지 1시간 30분을 간 후, 자동차로 14시간 이동, 그리고 그 후 말을 타고 10시간 정도를 갔다. 해발 2500m~3000m에 사는 그들을 그렇게 만났지만, 아직도 그들의 얼굴이 내 마음에 핀처럼 박혀서 남아 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남는 것은 그리움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대한 아련함도,
미칠듯 힘들었던 경험도 시간이 지나면 다 아련하게 그리움으로 남는다.
돌아온 지 겨우 3일이 지났지만 난 아직 그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
끝이 없는 초원을 달리던 시간들.
그 당시에는 잘 모른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었는지를...
아직도 몸이 뻐근하다.
아마도 오랜 시간 말을 타면서 긴장한 근육들이 뭉쳐서 일 것이다.
여행은 많은 것을 추억하게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 남는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다.
눈빛을 마주친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나를 향해 바라보는 그 순간.
사람을 담는 사진은 참 어렵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즐기는 순간이 될 때가 온다.
마음을 열고 그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누르는 셔터에는 생명력이 있다.
사람, 사진을 찍는 이유다. 

글·사진 신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