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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종료/책 읽는 마음

결혼을 앞둔 그대에게


결혼 전 물어야 하는 한 가지 | 강수돌 외 16명 | 샨티

결혼이라. 그것도 내년이면 4+1인 내게 결! 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라니. 가히 도발적 질문이었다. 책을 여는 순간 결혼에 대해 심각히 고민했던 그 시간이 이내 떠올랐다. 반사적이라고나 할까! 그 시간 나는 내가 믿는 신에게 물었다. 누구랑 결혼할까요가 아니었다. 꼭 결혼해야 하나요? 나 같이 자유롭길 갈망하고, 행복하길 그 무엇보다 즐겨하며, 쾌락주의자인 내가요? 불손하게도 따지듯 물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묻고 또 물어도 대답 없던 그분은 갑자기 내 마음에 쿵하고 큰 울림 같은 소리를 던져 주었다. “넌, 사랑 없인 못살 거야. 아니 인간은 사랑! 없인 못사는 존재야.” 그랬다. 난 정말 사랑 없인 못사는 한 불쌍하고 연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결혼 앞에 순응을 선택한 내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다. 내게 없어서는 안 될 그 사랑이 바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무슨 시지프스와 같은 신세란 말인가! 그렇다 사랑, 미움, 연민, 갈등은 모두 한 줄기 아니던가!
 
샨티에서 소개한 이번 책은 이 질문에 꽤나 결혼을 그대로 솔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했다. 신이 엄명한 고명한 뜻이 결혼이라느니, 엄숙한 선언을 농축한 결혼을 당연하듯 받아들이는 이 세대를 향해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행동이 독신이라느니의 고리타분한 논리가 아니었다. 게다가 결혼 생활은 어려움도 있지만 이겨내고, 양보하고, 참아내고, 더 사랑하면 이보다 좋을 수 없어라는 왠지 설득력 없는 로맨스 논리도 아니었다. 17명이나 되는 나와 비슷한 자유 영혼을 담지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 영혼으로 꽤나 자유롭고 싶고, 자신의 행복 추구권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나라하게 결혼을 묻고, 답하고, 결혼생활을 이야기했다.
언제 우리가 이 질문에 이렇게 가감 없이 다가가 본적이 있으랴. 또 어느 기회에 목수정, 김종휘, 강수돌, 임영신, 편해문 등에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겠는가. 책의 제목을 다시 수정해 보자면, 결혼 전 물어야 할 17명이 답한 17가지 정도쯤이면 적당하겠다.

그만큼 다양한 답변이, 아니 질문이 책안에 자유분방하게 놓여 있다지만 깔끔하게 한 가지로 무리한 정리를 해보자면, 결혼처럼 지옥도 없고, 결혼처럼 천국도 없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읽으며 천국과 지옥이 어떻게 한 공간에 공존하는지를 절절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결혼을 했다지만 심정적으로 아직도 혼자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이 세상엔 완벽히 아름다운 천국도, 완전히 잔혹한 지옥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 올해엔 나도 두 나라천국과 지옥를 오가는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고 싶다. 글 김준영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도서출판 샨티의  네이버 블로그, 책소개 페이지 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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