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세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은은한 것들은 향기가 있고, 은근한 것들은 힘이 있다. 은은한 사람은 과정을 아름답게 맺어가고, 은근한 사람은 그 결론을 아름답게 맺는다.” _ 마음사전, 2008 
시인 김소연은 은근히 다른 ‘은근’과 ‘은은’이라는 두 단어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근사하죠? 시인은 언어를 다루고, 언어를 통해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그녀 역시 시인답게 각 언어가 지니는 미묘한 결의 차이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표현합니다. 많은 분이 ‘시’를 여전히 생소한 장르로 여기고, 그 때문에 시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거리감을 느끼며 멈칫하는데요. 김소연의 산문이 더욱 소중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마음 사전>에 이은 두 번째 산문집 <시옷의 세계>라는 제목에는 시옷의 낱말을 담은 책이라는 뜻과 ‘시’가 ‘옷’을 입은 세계라는 뜻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이 책을 독자에게 보내며 “사람이, 무엇보다 사람의 사랑이, 사랑의 상처가, 사람의 삶이, 삶의 서글픔이 종내는 한 줄 시가 된다”며,“ 그런 시에다 옷을 입히듯 나의 이야기를 입혀보았다”고 전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녀가 이미 적었듯 ‘사’람이, ‘사’랑이, 혹은 ‘상’처가, 때로는 ‘서’툴게, 때로는 ‘소’심하게, 때로는 ‘서’슴거리며, 당신에게 ‘손’짓하고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녀의 ‘손’짓이 마침내 당신의 ‘심’장에 닿아 ‘살’며시 공감의 미소를 지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무척 좋은 ‘선’물일 거예요.
이 책을 읽기로 하셨다면, 먼저 연필을 준비하는 걸 잊지 마세요. 책에 밑줄을 좀처럼 긋지 않는 당신이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밑줄 본능을 누를 수 없을 테니까요. 그 밑줄은 결국 여러분의 마음에도 주욱- 한 줄의 흔적을 남길 거예요.  조선아 (인터넷 서점 알라딘 마케팅팀)



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 지음 | 민음사

이 책은 터키의 노벨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묵이 하버드대에서 소설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원제는 ‘소박한 작가와 성찰적인 작가(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 입니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박한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자연이나 신, 혹은 다른 어떤 힘으로 저절로 작품이 쓰인다는 믿음을 품고 쓰는 데 반해 성찰적 작가는 자신이 지각하는 모든 것과 심지어 자신의 지각마저 끊임없이 의심하고 통제하며 씁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지금껏 읽어온 소설을 떠올리며 구분선을 그어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어느 쪽에 가까웠는지 생각해 보기도 할 겁니다. 이처럼 파묵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소설을 읽으며 무심결에 넘겼던 것을 한 번 더 짚으며, 독자에게 자신의 소설 읽기를 되돌아보게 하고, 좋은 소설의 요건과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흔히 우를 범하는 지점 등을 살펴주며 소설 읽기를 위한 지침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소설 읽기를 좋아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는 저 같은 비문학 전공생에게 이 책은 특히 좋은 안내자가 되어줄 겁니다. 이런 하나의 기준선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읽기가 훨씬 풍성해질 테니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읽어왔던 소설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하겠죠. “아, 역시 소설이란 좋은 거구나.” 네, 역시 그렇습니다!



담요
크레이그 톰슨│미메시스

2004년 하비상 최고의 작품ㆍ작가ㆍ만화가상, 이그나츠상 뛰어난 작가ㆍ그래픽노블상, 2005년 프랑스 만화 비평가 협회 ACBD 대상,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최고의 만화책상,‘ 타임’ 선정 역대 최고의 그래픽 노블 10…. 이후로도 이 작품을 향한 찬사와 수상 소식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지만, 다 쓰다가는 제게 주어진 지면이 모두 동날 것 같아 그만둡니다. 이렇게 놀랍도록 화려한 작품, 크레이그 톰슨의 <담요>가 드디어 국내 출간되었습니다. 
스토리만 보면 이 책은 그저 평범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어요.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나고 자란 소심하고 여린 주인공이 소외와 상처에 늘 혼자였던 어린 시절을 지나 첫사랑을 만나고 마음을 열지만, 종국에는 이별을 겪으며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거잖아요. 
이 작품이 훌륭한 건 그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만화라는 장르가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이 작품은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어쩌면 가장 흔한 이야기를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했기에 이 책은 크레이그와 같은 시간을 통과해 온 우리에게 두텁고 포근한 담요 한 장이 되어 줄 겁니다. 혹은 우리를 생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로 데려다주는 마법의 양탄자가 되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겨울,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한다면, 두꺼운 담요보다 더 포근하고 따뜻한, 이 책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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