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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8 11-12 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6 | 창조질서를 회복하는‘착한 소비’, 교회가 시작해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5월 10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렸다. 이를 주최한 ‘보스턴 믿음정의네트워크(BFJN)’는 이 지역 40개 복음주의·진보 성향 교회와 사회단체의 연합체이다. 또한 가톨릭, 감리교, 장로교 등 미 전역의 10개 교단과 함께 운영하는 종교간 프로그램도 공정무역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 미국에서는 공정무역과 착한 소비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교회가 있다.


한국의 공정무역교회 나타나야

한국에서도 이러한 운동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공정무역가게 울림, 생협 매장 자연드림 같은 곳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포럼이나 세미나가 개최되어 공정무역의 의미와 실천적 과제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계나 교회가 아니라 일반 시민사회단체 또는 NGO이며, 그 소비자층도 기독교인이라기보다는 일반인들이 대부분이다.

공정무역교회란 착한소비와 공정무역의 근본적인 원리를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성경적 윤리에서 발견하고, 이 가운데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확인하며, 생활 속에서 성경적인 삶과 소비를 실천함으로써 하나님의 공의를 이 땅에 실현하고 섬김과 나눔의 운동을 확산해 나아가고자 하는 교회를 뜻한다. 미국과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러한 공정무역교회 움직임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진정한 수고와 땀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제3세계에서 열악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의 노동착취와 그들의 고통을 담보로 생산된 물품들을 아무런 신앙의 가책 없이, 기독교적 가치관과 무관하게 소비하는 것은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삶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땀과 수고에 합당한 열매를 그들에게 돌려주기를 원하신다.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소비는 기독교인들이 먼저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기아대책의 재활용가게, 행복한 나눔

이러한 의미에서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기아대책의 재활용가게 ‘행복한 나눔’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아대책과 교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재활용품 및 공정무역 물품 매장으로, 단순한 공정무역 가게를 넘어서 지역을 섬기는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익금의 50퍼센트는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데 사용되며, 나머지는 전 세계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 쓰인다. 기아대책은 운영의 노하우와 공정무역을 통한 물품을 지원하고, 교회는 공간과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지역과 제3세계의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는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해가는 것이다. 이 가게는 올해 40개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정무역과 착한 소비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기독교인의 실천적 삶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 영국의 ‘공정무역교회’처럼, 기아대책의 ‘행복한 나눔가게’처럼 한국사회에서 교회는 이 운동을 실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재활용품과 공정무역 물품을 판매하는 장을 마련하고, 여전도회, 셀그룹 등을 중심으로 ‘착한소비위원회’ 또는 ‘착한소비셀’을 조직하여 홍보하고 소비를 확산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교제 시에 공정무역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운동이 퍼져나갈 때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더욱 건강하게 자리 잡을 것이며, 여전히 하루 1달러도 받지 못하는 불공정한 노동현장의 피해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밝혀 줄 수 있을 것이다.



박재범|새명, 꿈 그리고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 지구촌 굶주린 이웃, 그들의 눈물 속에서 희망 꽃을 피우고자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뛰어다닌다. 현재 기아대책 긴급구호팀장이며 서울지역본부장으로, 성락성결교회 협동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