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k Franklin _ <Hello Fear>
‘이야기 치료’에서 쓰이는 기법 중 ‘외재화’의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나의 문제가 ‘우울함’이라면, 그것이 나의 밖에 있는 대상인 것처럼 말을 걺으로써, 점차 그 감정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극복해 내는 것이다. 커크 프랭클린도 이번 앨범의 첫머리에서 ‘두려움fear’이라는 감정을 외재화한다. “안녕, 두려움아. 네가 자리에 앉기 전에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난 다시는 너를 사랑하지 않을래. 나의 마음은 더 이상 너의 집이 되지 않을 거야. 잘 가. 영원히 안녕!” (‘Hello Fear’ 중). 그리고 나서 플랭클린은 ‘은혜grace’를 호명한다. “안녕, 은혜야. 너와 함께할 기회가 영영 사라진 줄만 알았어. 너의 얼굴을 보니 자비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아. 두려움아, 미안해. 은혜가 너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거든” (‘Hello Fear’ 중).물론 커크 프랭클린은 일반적인 심리치료 효과를 선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전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경험한 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간증적인 메시지들을 효과적으로 노래에 실어내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가스펠gospel’이라는 장르의 본래적인 기능과 목적이 아니었던가. 감칠맛 나는 코러스와 화려한 애드리브로 가득 찬 노래들 사이로 가장 차분한(?) 곡들중 하나인 ‘But The Blood’의 후렴구 테마를 이후로 여러 곡들에서 재현reprise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단순한 음악적 효과 이상의힘을 지닌 초청과 하나 됨의 메시지다.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보혈, 그것이 우리를 강하게 합니다. 이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But The Blood’ 중). 교회는 심리치료와 자기 극복을 위한 서클은 아니지만,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와 접촉을 통한 전인격적인 치유를 경험하지 못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닐 것이다. 참된 신앙은 우리의 눈을 자신의 상처에서 타인의 상처로 옮기도록 인도한다. 그러므로 커크 프랭클린과 그의 동역자들이 부르짖는 이 간구의 노랫말은 우리에게 주어진 고백이기도 하다. “오늘밤 우리는 세계를 위해 부르짖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모든 사람들이 슬픔을 겪기 때문입니다” (‘Everyone Hurts’ 중).

옥상달빛 _ <28>

2010년 초에 EP 앨범으로 첫 선을 보였던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 나왔다. 매주 온 국민을 설레게 하는 모 프로그램의 가수들처럼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것도 아니지만, 옥상달빛의 음악에는 청자들을 그들의 ‘옥탑라됴’ 방송국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설득력이 있다. 그것은 꾸밈없고 투명한 그녀들의 목소리 때문일 수도 있고, 어쿠스틱 악기 위주로 편성된 편안한 구성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두 자릿수의 급여로 명명된 이 시대 청년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감성적인 노랫말들 때문일 수도 있다. 왜 이렇게 세상살이가 팍팍하냐고 쉰 목소리로 외치기보다는, “수고했어 오늘도 /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중)라고 거울을 보며 어깨를 한번 으쓱 치켜 올리는 것이 올해 스물여덟, 옥상달빛의 방식이다.


나무자전거 _ <내일 같은 어제>

포크 그룹인 옥상달빛과 나무자전거의 앨범을 나란히 두고 들으니 색다른 재미가 있다. 한쪽은 이제 첫 앨범을 낸 이십 대의 여성 듀오, 다른 한 쪽은 앞선 여성 듀오가 살아온 날만큼 무대에서 노래했을 사십 대의 남성 듀오, 봄과 가을이 각각 아름다움이 있듯이 두 그룹의 음악에도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기타 선율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도입부가 끝나면, 제주도 태생인 김형섭이 실감나게 노랫말을 쓴 보사노바 풍의 ‘꿈꾸는 제주도’가 흘러나온다. 후렴에서 터져 나오는 강렬한 록 사운드가 인상적인 ‘두 사람’, 이현주 시인의 시에 노래의 옷을 입힌 ‘뿌리가 나무에게’, 여름밤의 해변에서 부르면 적격일 ‘나만의 별’ 등 한 곡 한 곡 나무자전거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진다. 글 정동현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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