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ECIAL/2011 09-10 영화, 경계를 넘어서다

영화, 경계를 넘어서다 5│기독교영화제, 그 오해와 편견을 벗기다

“기독교영화제라고 들어봤어? 그 영화제가 벌써 9년째래, 알고 있었어? 어휴, 내년이면 십 년인데,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있지? 심지어 종로에서 해왔지 뭐야! 솔직히 좀 그렇다. 이력서 종교란에 ‘기독교’ 세 글자를 적어 넣긴 하지만, 기독교 서적, 기독교 음악, 기독교 영화처럼 ‘기독교’가 붙으면 왠지 재미없을 것 같잖아. ‘기독교’ 영화제라니, 좀 안 땡긴다 야.” 누군가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게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사실 제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기독교영화제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생각해볼까 합니다. 자, 출발! 글 원유진

하나 기독교영화제라니, 맨 기독교 영화만 상영하는 거 아냐?

왜 아니겠습니까? ‘기독교 영화’
제인데요. 하하. 국내에서만도 110여 개의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각 영화제들은 지역별, 장르별로 ‘좀 더 특화’를 외치는 게 당연합니다. 서울
기독교영화제의 특화된 키워드는‘ 기독교’ 입니다. 그런데 이‘ 기독교 영화’라는 게 참 구획 짓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기독교 영화를 보자고?”라며 되물을 때는 ‘기독교 영화’를 설교를 통해 들었던 성경 속 일화나 성경적 가르침으로 점철된, 재미없는 영화라는 지레짐작 때문일 텐데요. 네, 기독교 영화 중에는 그런 영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영화들이 다 재미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작품성, 흥행성에서 인정을 받은 영화들이 꽤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 영화에는 그 영화의 주제나 소재가 성경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른바 기독교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되는 영화들이지요. 예를 들어, 호텔 르완다 3회,7회, 블루8회, 우린 액션배우다7회, 크로싱6회, 사랑니4회 등도 모두 기독교영화제 상영작이었습니다. 이미 상업영화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들이죠. 그러니 여느 영화제처럼, 상영작 목록을 훑어보고‘ 땡기는’ 영화를 골라보시면 되는 거예요. ‘기독교 영화’니까 덮어놓고 보지 않는 건, 과거의 저 하나로 족합니다. 그렇게 해서 전 버스터 키튼과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를 스크린으로 볼 기회를 놓쳤거든요. 아아.


기독교인들의, 기독교인 들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인 거 아냐?

확실히 그런 경향이 있긴 합니
다. 경쟁 부문 영화들을 보고, 또 심사기준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지요.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각자 교회 안에서 머무른 채 그칠 수도 있는 생각과 문화가 공유되는 장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한국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가르고, 또 이단에 시달리며 조금씩 보수적이 되었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다면,‘ 그들의 리그’는 있을만한 것 아닐까요? 달리 말하
면, 이 영화제가 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담론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일 테고요.


어쩌거나 결국에는 전도하려는 거지?

예수께서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
라고 하신 건 맞지요. 우리의 삶이 그래야 할 테고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영화제는 축제이고, 모름지기 축제란 즐겁게 즐겨야 제 맛이죠! 앞서 성공한 영화제들이 그랬듯이 기독교영화제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영화제를 통해 같은 코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결국에는 뭔가 새로운 문화가 탄생할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 무조건 스킵하지 말고, 상영작 목록을 한 번 훑어보는 센스를 발휘하시고, 발걸음을 가볍게 옮겨보세요. 생각보다 썩 괜찮은도전일 거라는 것, 장담할게요.

여전히 당신의 발걸음을 붙잡는 생각들, 열린 공간에서 한 번 나눠보고 싶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에서 기다리겠습니다.  facebook.com/cultureonul


페이스북 친구들이 추천해 준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스토리


별이 된 동화 할아버지
권정생 작가의 삶과 인생
<몽실언니>, <강아지 똥>으로 유명한 아동문화작가 권정생의 삶과 이야기. 그리스도 안에서 인생을 가슴시리도록 아름답게 산 그의 삶은 영화로 만들기에 그만큼 깊은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그라민뱅크 이야기
방글라데시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 빈곤퇴치를 위해 마이크로크레딧을 창안하여 실제 방글라데시 빈곤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였다. 노벨상을 탔을만큼 흥미로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지선아, 사랑해>
주인공 이지선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그녀의 삶을 진정한 아름다움과 미의 관점에서 다룬다면 많은 청소년과 청년에게 도전을 줄 것 같아요.





C. S. 루이스
<천국과 지옥의 이혼>
 
우리나라 제작 현실에 가능할지 모르지만, 도전해 본다면 어린이들에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지옥에 있는사람들이 천국으로 여행을 간다는 가정으로 출발하는 스토리와 천국을 판타지와 3D 기법을 사용해 표현한다면 너무 재미있지 않을까요?




<난 당신이 좋아>라는 고통에 문제에 처절하게 삶으로 응답하며 사는
김병년 목사의 가족 이야기

자신의 삶에서 고통의 문제를 어떻게 묻고 답하며 사는지에 관한 너무나 애잔한 아가서와 같은 이야기랍니다. 현실에서 슬픔과 좌절, 어려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현재진행형으로 힘을 낼 수 있게 하는 모델이 필요해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