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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종료/말사장의 좋아서 하는 여행

일본 남부 지방


코끝이 시린 차가운 겨울,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고 싶은 ‘오늘’이다.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뜬다. 아침으로 차가운 빵 한 조각 들고 BMW(Bus, Metro, Walk)를 이용해 출근한다.
몸은 바쁘게 회사에서 맡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머릿속은 여행으로 가득 차 있다. “어디가 좋을까? 어느 항공이 저렴할까?” 저렴한 생각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여행책자를 보며 콧노래와 함께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깊은 밤 차가운 새벽 공기가 창문 틈 사이를 타고 늦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강렬한 아침 햇살도 “친구,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말하며 날 깨운다. 여행 가방을 들고 리무진 버스에 오르면, 자 이제 진짜 여행이다! 버스에서 보는 풍경이 평소와는 다르게 아름다워 보인다. 교통체증이 좀 있지만, 오늘따라 한결 여유로운 직장인들의 모습은 영국 신사처럼 느껴진다.
일본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어린 시절, 영화 <러브레터>에서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를 외치는 일본 여배우를 보며 나도 일본에서 ‘오겡끼데스까~?’ 를 외쳐보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일본 여행은 도쿄와 오사카도 좋지만, 하나같이 높이 들어선 건물들이 서울과 비슷해, 일본의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남쪽 지방을 더 선호한다.











아직도 거리를 달리고 있는
흥미로운 도시 나가사키의 노면전차.
서투른 영어와 일본어로 목적지를 묻고,
안되면 보디랭귀지로 표현
하는 즐거움.
나는 오늘도 외국인 친구를 사귀었다.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일본 전통 의상, 기모노.
남녀노소 누구든지 기모노를 입은 현지인을 보며 한 번쯤 나도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모노를 입는 순간,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마치 일본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의 행동마저 한결 조심스러워졌다.
일본 전통 의상이자 오랜 역사를 함께 해 온 <기모노>, 일본 시모노세키에 지금의 나를 남기고 온다.







한국에서 제품으로 출시되어 유명해진 나가사키의 짬뽕은 정말 맛있을까?
그날그날 수확한 유기농 채소들로만 요리하는 일본의 나가사키 짬뽕가게. 과연, 어떤 맛이기에 일본까지 와서 줄 서서 먹
을까? 그래서 먹어 본다. 신선한 채소와 갓 잡은 해산물로 만든 나가사키 짬뽕은 일본 정통의 라멘을 잊게 할 정도로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보슬보슬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다. 여행하다 출출해질 무렵 멀리서 나를 유혹하는 조용한 우동가게.
드르륵, 수동식 문을 열고 들어선 가게에는 세 종류의 우동만 고를 수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바삭바삭한 새우가 들어있는 우동은 비 오는 오늘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김상구(말사장)|뮤직비디오 감독. 말 가면으로 유명해진 ‘말사장’은 일본, 스위스, 핀란드, 라오스 전 세계 다니며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zayubo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