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 종료/말사장의 좋아서 하는 여행

여행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홍콩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여행 가고 싶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보이지 않는 철창에 갇힌 듯 떠나지 못한다. 나 역시 그들과 같은 제자리걸음의 삶을 살았지만, 회사원이던 2008년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호주로 떠났다.
호주여행은 내 삶의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2012년 현재 그때 당시의 행동은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 용기. 무작정 떠나고 싶었던 어느 날 나는 여행을 결심하고 홍콩으로 날아갔다.








홍콩 택시는 운행하는 지역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적색 택시는 란타우 섬 남부를 제외한 홍콩 전역을 돌고 녹색 택시는 신계지의 전원 지역을 운행하며 청색 택시는 란타우 섬만 돌아다닌다. 


여행Tip_ 보통 홍콩 여행을 준비하는 관광객은 대중교통이 운행하는 시간에 도착해 큰 어려움 없이 목적지에 도착해 체크인한다. 하지만 새벽에 홍콩에 도착한다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홍콩 택시를 타고 섬에서 섬으로 이동을 한다거나 여러 개의 캐리어를 싣고 택시를 타면 생각지도 않았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홍콩 택시가 한국 택시 요금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무심코 택시를 타고 미터기의 숫자만 믿고 돈을 냈다간 큰코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한결 가벼운 여행이라 생각했던 홍콩 여행이 좀처럼 가볍지 않고 무거워져만 간다. 홍콩 영화처럼 멋진 홍콩 여행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덥고 습해서 도저히 건물 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 용기 내어 건물 밖을 나가는 순간 내 정신은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 교장 선생님의 연설을 듣다 쓰러지기 일보 직전으로 돌아간다. “아~ 짜증나”라는 말이 입버릇처럼 튀어나온다. 이런 더위와 짜증을 꼭 한번 체험하고 싶은가? 홍콩 여름 시즌을 공략하면 만날 수 있다.





홍콩에 오면 뱀파이어가 된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과 더위를 피해 시원한 건물 사이로 이동하고,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유롭게 홍콩의 밤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한다. ‘홍콩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 는 오후 8시, 빅토리아 항 인근 44개 고층빌딩에서 음악과 함께 15분간 선보이는 화려한 레이저 쇼다. 

촬영 Tip_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시작되기 30분 전에 자리를 잡고 매뉴얼(수동)모드로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삼각대를 사용해 어둠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선명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여기서 더 재밌는 촬영은 심포니 오브 라이트 촬영을 하루 촬영했다면, 다음날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담아보는 것이다.







두 얼굴을 가진 홍콩의 풍경. 높은 빌딩과 이색적인 건물들이 밤이 되면 현란한 조명으로 모습을 바꾼다. 홍콩 영화에서 보던 홍콩의 아름다움은 낮이 아닌 밤이 돼서야 본색을 드러낸다. 홍콩의 밤거리를 만끽하기 위해 꿈의 이층 버스를 타고 도시 곳곳을 탐험이라도 하듯 이곳저곳을 다녔다. 


사실, 홍콩에 와서 의사소통에 대한 불편함과 길 찾기의 어려움, 치안 등을 걱정했지만, 새벽 4시까지 혼자서 골목골목을 다니며 홍콩도 한국만큼이나 안전하다고 느꼈다. 홍콩에서 여행은 자유롭고 노점상의 주인들도 한결같이 여유로운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조각 같은 건물들을 구경하면서 아기자기한 가게에 들러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고 홍콩 사람들만의 독특한 요리를 즐기는 시간 또한 즐거웠다. 여행의 기억들은 바보상자 속에서 보물찾기와도 같은 재미가 있다.














일상,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떠났던 홍콩 여행. 
찾기보다는 채우기 위해 떠났던 여행.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준비하기에 떠났던 여행. 
떠나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여행. 

“여행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