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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9 03-04 문화나눔, 새로운 희망

문화나눔, 새로운 희망 7 l 가르치는 봉사, 교육의 시작


가르치는 봉사, 교육의 시작

대학생교육봉사단 최홍섭

1989년, 프린스턴 대학졸업반 웬디 콥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졸업과 동시에 거액의 연봉이 보장되는 월스트리트로 직행하기엔 뭔가 아쉬웠고, 사회의 시선처럼 ‘돈벌이에만 관심 있는 세대’ 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고민 끝에 ‘올해 졸업생들을 교사훈련을 시켜 빈민지역 공립학교에서 가르치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교 수석졸업생으로 아이비리그에 입성했던 웬디는 행정학을 공부하며, 미국 공립교육의 실패와 거기서 비롯된 교육의 불평등을 목격했던 터였다. 그는 이를 ‘미국을 위해 가르친다 (Teach for America, 이하 TFA)’로 명명하고 30여개 대기업에 지원을 요청, 25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그의 소명을 공감하는 최고의 인재 2천 5백 명과 함께 출발한 TFA를 거쳐간 동창생들은 1만 2천 명, 이들이 가르친 학생 수는 250만명에 달한다. 매년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10% 이상이 교사로 지원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중 현재 교사로 근무하는 4천여 명을 포함, 63%가 교육계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 여름, 최홍섭 학생(서울대·23)은 한국리더십학교를 통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웹디 콥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어딘가 모르게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밟은 웬디 콥 이야기에 마음이 쏠렸다. "저도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살아왔고, 어렸을 때부터 학업이 뒤쳐진 친구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왔었거든요.” 한국에 돌아온 뒤 뜻이 맞는 한국리더십학교 동기들과 함께 TFA를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뭔지, 대학생 신분에서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 끝에 ‘대학생교육봉사단(가칭)’이라는 운동을 구상하게 됐죠.” 이들은 한국리더십학교, 기독교윤리 실천연합, 좋은교사운동,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등의 단체들을 만나 조언을 얻고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우며 협력하고 있다.

최홍섭 학생은 이를 위해 올해 휴학을 결정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느껴왔던 문제의식을 현실 속에서 바꿔나갈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9년 9월, TFK(Teach for Korea)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그 첫 번째 사례로, 덕양중학교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과 연결하여 운동을 곧 시작하게 된다. 현재 기독교윤리실천연합과 함께 15명의 교사를 선발하여 교육 중으로, 이들은 집단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의 은사개발을 돕고, 보충학습지도도 하게 된다. 덕양중 사례가 좋은 모델로 세워지면 비슷한 프로그램을 공교육 현장 및 공부방에 적용할 계획이다.
사교육비 부담만 커지고 있는 오늘날, 이 교육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기독청년들의 작은 움직임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퍼져 나가 한국 공교육에 큰 반향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참여하고 싶은 대학생들은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측에 문의하면 된다.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www.cemk.org
02-794-6200


글ㆍ사진 정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