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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9 05-06 고달픈 삶, 희망의 인문학

고단한 삶, 희망의 인문학 5ㅣ인문학 공부, 마을을 자라게 하다


제공 : 대덕구청 대덕학운동 현장답사

대전광역시 대덕구 평생학습센터

대전에서 유일하게 전철이 지나지 않는 곳, 쓰레기 처리장과 분뇨처리장, 그리고 굴뚝산업이 집중된 곳, 그러한 주거와 교육환경 낙후에서 오는 인구감소…. 대전에서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는 곳은 대덕구가 유일했다. 대덕구는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이곳에 사는 것이 즐거울까?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진심으로 마을을 사랑하게 될까? 그들의 진심어린 해답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대덕구는 인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알게 되니, 희망이 생겼다
인문학의 시작은 ‘대덕학(大德學)운동’이었다. ‘대덕의 찬란했던 과거를 올바르게 알고, 오늘날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 희망찬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가 이 운동의 목적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캐치프레이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실로 가슴 벅차다. 대덕의 원래 이름은 회덕(懷德). ‘덕을 품은 곳’이라는 뜻으로, 대전이 있게 한 발원지다. 대전을 대표할만한 문화유적도 많아 과거 1천 년간 대전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다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구민들이 그런 자부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구는 우선 ‘대덕문화아카데미’를 개설, 구민들이 13회 일정으로 ‘대덕의 역사와 인물’, ‘대덕의 생태환경과 자원’ 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현장답사를 통해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라는 말이 주민들에게 실현되었다. 대덕구는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평생 학습도시로 선정, 3년 간 1억 원씩을 지원받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민찬기 평생학습센터장은 평생교육의필요성을 복지로 표현했다. “복지라는 개념을 그저 받기만 하는 것에 두지 않고, 교육을 통한 생산적 복지를 하자는 것이 우리 구의 뜻입니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하자는 거죠.”

사람을 키우는 마을
대덕학운동으로 탄력을 받은 평생학습은 거실에 있는 TV를 치우면 서가를 주는 ‘TV를 끄고 책을 펴자’와 5인 이상이 필요한강좌를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무료 강좌를 열어주는 ‘배달강좌’, 그리고 대덕구 주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인문학 강좌’ 등으로 퍼져나갔다. 주민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TV를 끄고 책을 펴자’는 벌써 신청자만 400명이 넘어 4회 차 신청자를 받고 있는 상황. ‘배달강좌’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평생학습도시의 혜택을 보게 하자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벌써 222팀이 신청, 한 팀당 최소인원인 5명만 잡아도 엄청난 수다. 강좌의 종류도 한국사부터 독서논술, 부모교육, 한자교실 등 주민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다. 게다가 ‘배달강좌’의 강사는 대부분 대전에 사는 주부로 일자리 창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온라인 인문학 강좌’는 7월 오픈을 앞두고 열심히 제반 상황을 준비 중이다.
“주변 분들이 대덕구로 이사하고 싶다고 하실 때마다 정말 희망이 생깁니다. 우리처럼 재정이 부족한 곳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희망에 차있던, 민찬기 평생학습파트장의 말처럼 대덕구에는 사람이 희망이 되어, 마을이 자라고 있다.
정미희

대덕구평생학습센터
lll.daedeok.go.kr
042-608-6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