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안팎으로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그동안 자신의 몸집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었다면 이제 교회 밖으로 그 시선을 돌릴 때다. 성장을 위한 사역보다는 교회의 본래적 목적을 회복하며 지역사회에 건강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다. 한국 교회의 위기와 거침없이 변화하는 현실에서 그 물결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또는 적절히 흘려보내며 아름답게 서가는 교회가 있다. 삶의 현장성에 깊이 천착하여 한 사람을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러내는 교회. 지금 시대의 고민과 함께 다음세대에 더 좋은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고 싶은 교회를 만나 보았다. 글 김승환

소통을 키워드로 한몸을 이루다
서울 이문동에 자리한 동안교회는 1958년 설립하여 꽤 많은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다. 가만히 면면을 살펴보면 신기하게도 청년이 주를 이룬다.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포함한 청년부가 2,500명에 이른다. 그야 말로 젊은 교회이다. 이 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대다수의 교회에서 청년이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의 이탈을 함께 고민하며 걱정하는 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청년의 삶을 움직이지 못하는 메시지와 경직된 교회의 분위기, 그리고 단절되어 있고 답답한 소통의 방식들. 많은 교회가 이런 문제로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데 동안교회는 어떻게 이 점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동안교회는 바로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SNS의 촘촘하고 면밀한, 그리고 즉각적 반응을 적절하게 이용했다. 동안교회 청년부의 각 그룹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또한 각 그룹의 리더들도 자신들의 연결망을 지니고 있고, 그 위의 리더십들과도 긴밀하게 연결을 맺고 소통을 나눈다. 이런 구조에서 청년들은 교회의 안과 밖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열린 소통의 구조는 청년들을 교회의 주변인이 아닌 사역의 중심으로 나아오게 했다. 청년부가 탄탄하다 보니 소외된 지역을 향한 다양한 사역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고, 또한 사역의 역동성까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매년 해오던 농어촌 지역 봉사와 선교, 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을 향한 단기 선교의 활동까지 더욱 활력을 띄기 시작했다.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형준 목사를 비롯한 사역자들도 이 네트워크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더 많은 리더들, 더 많은 청년들과 격의없는 소통은 그들의 메시지와 사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역을 섬기는 비전센터를 세우다
얼마 전 ‘비전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교회를 증축하며 가만히 보니 교회학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부족했다. 4층 건물을 건축하며 교회는 건축헌금을 받지 않았다. 매달 사용하는 경비를 짬짬이 아껴 공사비를 충당한 것이다. 또한 성전 건축을 위한‘ 작정헌금’을 받지 않은 것도 꽤 이례적인 일이다. 
비전센터를 지었다고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이 주목할만 하다. 교회 인근에 있는 청량초등학교 교사인 한 청년부원이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기에 교회가 도움을 줬으면 하는 제안을 했다. 지역 특성상 세심하게 아이들을 보살피지 못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는 얘기였다.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교회가 한 청년의 고민에 힘을 실어 주었고, 비전센터 2층에 어린이 전용 꿈마루도서관을 마련했다. 아동도서 1만 2천 권을 비치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어린이도서관을 짓자는 아이디어부터 실내디자인, 전문도서관 사서 등 모두 전문직 청년들이 참여하여 힘을 보탰다. 또한 그 장소를 통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하는데 이 역시 재능 기부라는 형식으로 청년들의 창의적인 접근 수용할 계획이다. 아직은 홍보단계이긴 하지만 이미 지역사회의 호응이 대단하다. 주일에는 발 디딜 팀이 없고 주중에도 오후 시간이 되면 상당한 학생들이 찾아온다. 
지역을 섬기는 동안교회 사역은 동안복지재단을 통해서 더욱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진행한다. 그 분야 전문 인력에게 위임하여 소외된 이웃을 도우려는 것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 쉴만한 물가’의 수익금도 복지재단을 통해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삶의 현장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러한 사역 뒤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동안교회를 움직이는 그 비전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어김없이 한목소리로 ‘삶의 현장을 하나님의 나라로’를 말한다. 모든 성도는 평신도 선교사로 훈련시켜 각자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위한 일꾼으로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게 하고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훈련으로 단련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와 지역을 위해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려 한다. 
동안교회는 이 사명을 위해 다양한 과정을 진행한다. ‘새생명’교육으로 분명한 복음의 확신을 품게 하고 큐티와 중보기도를 통해 내적 성장을 이루게 한다. 그리고 바나바 훈련으로 교회 안팎으로 봉사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마지막 사역훈련에서는 삶의 모든 자리에서 크리스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이런 교회의 시스템은 교회학교와도 발을 맞춘다. 아이들과 청소년에 맞는 교재를 개발해서 전 교인이 한 가지의 목적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보기도와 사역훈련 프로그램에는 청년과 장년이 함께 모인다. 직업별로 같은 분야에서 근무하는 그룹들을 하나로 묶었다. 예를 들어, 교사를 하고 있는 장년들이 교사를 꿈꾸는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멘토처럼 도움을 주고 이끌어준다. 함께 봉사하며 훈련받음으로 서로 하나됨을 경험하게 하고 공동체성을 경험하게 함으로 사역의 자리에서 더 빛이 나도록 돕고 있다. 
그 이외에도 동안교회가 하고 있는 사역을 소개하자면 끝이 없다. 지난 50주년 때에는 동티모르 30년 선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교회를 세우고 복음화하는 선교보다는 지역의 필요에 따라 교육과 의료시설 세우고 지원한다. 교회는 해당 정부와 의논해서 건물을 세우고 시설을 지원하고 동시에 청년들 중에 유치원 교사, 초등학교 교사, 의사들을 훈련시켜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끝나는 사역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 나라에 변화를 주는 비전으로 움직인다. 
한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움직이는 동안교회에 기대를 품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이 만들어갈 하나님 나라를 기대해 본다.

동안교회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1동 346-99
02-962-0727, dongan.org





인·터·뷰 동안교회 김형준 목사
하나님 나라를 삶에 꿈꾸며

“저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목회자 중 한 사람이고 한 교회를 섬기기도 버거운 사람입니다. 그저 좋은 스텝들을 많이 만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청년부가 부흥한 이유도 잘 모릅니다. 저는 진짜 모릅니다.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본인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김형준 목사. 점잖은 태도와 차분한 음색에서 그의 성품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목회 경력은 참 특이하다. 어려서 장로교 합동측 교회를 다녔다가 대학시절 성결 교회를 섬겼고 미국 유학 시절에는 장로교 교단에서 공부를 했고 돌아와 마산에서 대학 교수와 목회를 겸했다. 그리고 침례교의 지구촌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한 뒤 현재 동안 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고 있다. 다양한 교단의 스펙트럼을 경험하고 사역한 배경이 지금의 목회 균형과 건강함을 유지하는 비결인 듯했다.
“다만 하나님께서 주신 몇가지 감각이 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겪었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은 하늘의 언어를 어떻게 땅의 언어로 바꿀까 하는 고민을 하게 했고 대학에서 젊은 학생들과 겪었던 3-4년의 경험이 지금의 청년을 이해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분당지역의 문화적 분위기와 지구촌교회에서 변화의 흐름을 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한국 교회는 리더십이 교체될 때 많은 갈등을 겪었다.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임 목회자와 변화를 거부하는 교회의 입장 사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동안교회는 그런 갈등을 최소화했다. 김 목사는 함께 해준 청년들과 스텝들의 도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교회가 삶의 현장을 하나님의 나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념을 추상적으로 이해하면서 삶의 현장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 가정과 직장을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그분의 나라로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삶의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곳에 파송받은 사람이 필요했고 그들이 선교사의 영성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는 회복과 치유의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어려운 삶이 회복될 때 삶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할 수 있고 그 삶에 임하는 자세를 달리하고 목표를 달리합니다. 그런 변화된 한 사람이 상처 입은 치유자처럼 자신뿐 만 아니라 타인의 회복을 꿈꾸죠. 그런 성장은 개인을 넘어 사회의 조직과 시스템까지도 변화시켜 냅니다. 그리고 그 삶이 아름다운 유산으로 남는 거죠. 지금 우리의 삶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지만 이 역시 다음세대를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김 목사는 그 너머 무엇을 보고 있는 듯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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