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랑하여 자신이 직접 만드신 세상과 인간 등 모든 피조물의 총체를 향해 보시며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다. 피조물에 담긴 하나님 영광 그 자체, 그리고 아름다움은 그 무엇인가로인해 왜곡되었고, 인간은 그 영광과 미를 잃고 말았다. 하나님의 형상에서 멀어진 인간은 다시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존재로 반복하는 절망의 시간 위를 부유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어디에서 떨어졌는지, 무엇을 잃었는지를 모르는 채 인간은 빠름, 바쁨, 분주함의 세계관을 선택한다. 그렇게 하면 그 무엇인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우리와 온 우주 세계에 담겨 있는, 그리고 회복해야 할 하나님의 영광과 그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십자가를 그 언어로 하여 오늘의 도시 한복판에서 도시 선교 목회를 하고 있는 미와십자가교회를 찾아갔다. 글 김준영

도시에 우물을 내다
2층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눈에 정통 영국식 가정의 거실이 먼저 들어온다. 커튼이 햇빛의 색을 머금고 책상 위를 은은히 비치는 자리에 앉아 밀크티를 한 잔 하고 싶은 포근함과 아늑함이 이런 도시 안에 있다니. 
‘레이첼의 티룸(Rachel’s Tee Room)’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은 미와십자가교회 예배당이며, 차를 마시며 꽤 긴 시간을 머물고 싶은 카페이며, 다채로운 원색의 실로 손 뜨개질을 하며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년 12월 4일에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2개월 전에 이 공간으로 이사를 왔어요. 도시 생활에서 쉼과 머무름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보고 싶었어요. 미학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요. 그래서 이 지역에 산재해 있는 기호를 통해 이 공간에 스토리텔링을 했지요. 분주한 카페가 아닌 편안하게 앉아 정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무엇일까 하다가, 제가 영국에서 경험했던 공간을 재현해 보았습니다. 서재, 주방, 거실을 만들고, 영국 홍차를 마시는 곳, 도시 내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 싶었죠.” 
오동섭 목사의 말이다. 서로 만나 이야기하고, 차를 도구로 함께할 수 있는 곳. 그렇게 이 티룸은 터치, 토크, 티 이렇게 세 콘셉트를 발현해 냈다. 레이첼 크로셰(crochet) 뜨개질도 배우고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 이 공간은 정확히 도시 속 우물가다.

예술로 예배하다
미와십자가교회는 예배에 있어서 전통 예전과 현대적 감성을 함께 녹여내 그들만의 예전을 만들어 냈다. 리마문서 예전을 따르는 동시에 일방향적 예배가 아닌 미학적 참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예배를 드린다. 
“첫째 주는 그림을 그리며 예배를 합니다. 설교를 끝내면 그림이 완성이 되지요. 제가 그리기도 하고 , 교인들이 함께 나와서 그림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두번째 주는 노래를 듣거나 연주를 듣거나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주제로 설교를 함께 공유하지요. 지난 주엔 루이 암스트롱의‘ 원더풀 월드’를 함께 듣고 그 가사를 음미하며 설교를 했어요. 세번째 주는 스킷 드라마와 네번째 주는 시로 예배합니다. 참여와 공감, 그러면서도 성막 중심의 전통적 예배 예전을 떠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설교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다면 예배는 미학적 경험을 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소리를 줄이고, 멈추어 내면의 자신을 들여다 보고 하나님을 경험하게 하는 예배의 깊이를 미와십자가교회는 추구한다. 그들은 도시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 내에서 그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거부감 없이 접하도록 완충 지점을 제공하고 동시에 정확한 복음을 예배를 통해 전하고 싶은 거다.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다
도시에서 새로운 교회의 형태지만 선교지향적 예배 공동체를 꿈꾸는 미와십자가교회는 그 자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네 가지 선교를 목표로 합니다. 북한, 다문화, 다음세대, 그리고 문화예술 분야입니다. 이들을 향해 우리 교회의 특색에 맞게 미학적으로 다가가려고 하지요. 다른 것들은 큰 교회들이 많이 하니까요. 올 여름에 창원의 개척교회에 가서 미적 경험을 도왔습니다. 개척교회가 개척교회를 섬긴 거죠.”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개척교회 아이들에게 미학적 감성을 깨울 수 있도록 돕는 ‘상상력학교’였다. 연극, 영화, 그림을 통해 그들의 상상력을 도와 그 안에 있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하는 시도였다. 지속적으로 그들을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미와십자가교회는 자신의 보폭으로 십자가에 담겨 있는 복음을 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뿐이 아니다. 티룸에서는 다문화 여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만질 수 있는 친정사역도 준비 중이다. 또한 한 가정을 인도 벵갈로에 선교사로 파송하여 해외 선교도 꼼꼼히 돌아보고 있다. 드라마 형식의 라디오 방송도 직접 제작해 세이케스트를 통해 송출하기도 한다. 

그들은 “예수를 알고, 예수 안에 성장하고, 예수를 증거하라”는 문구에 자신들의 신앙고백을 담았다. 그리고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문화와 예술을 사용하여 도시 안에 지친 사람들에게 수용가능한 방법으로 만나려 한다. 수는 적고 규모는 작은 교회일지 모르지만 품은 뜻과 걸음은 그 어느 교회보다 위대해 보이는 미와십자가교회이기에 그다음 모습을 더욱 기대해 본다.

미와십자가교회
서울시 종로구 명륜2가 217번지 2층 레이첼의 티룸
070-7566-7610, beautyncross.net


인·터·뷰 미와십자가교회 오동섭 목사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을 따라 

고등학교 때 그림을 그렸던 그는 대학교에서는 그와 반대편에 있는 듯한 컴퓨터를 전공했다. 그리곤 신학을 전공한 그의 마음엔 계속해서 미와 도시 그리고 선교가 떠나지 않았다. 
“글쎄요, 큰 교회 부목사로 있다가 다른 교회 청빙을 위해 목회지원서를 작성하다 큰 충격을 받았죠. 내가 처음 소명을 받아 목회를 해야겠다 할 때 그 마음이 무엇이었나, 그 결심이 무엇이었냐 하는 지점에서 큰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그리곤 도시 내에서 지역교회로서 선교사의 사명으로 교회를 세워야겠다고 결심하곤 작년에 실행에 옮겼죠. 당연히 쉽지는 않죠. 하지만 이런 작업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아니 어쩌면 이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 아닐까요?” 환하게 웃으며 그는 되묻는다. 
그림을 그리기도, 음악을 풀어내기도, 시를 읊기도 하지만 그는 목사이며 동시에 선교사다. 그의 아내는 티룸에서 ‘레이첼 크로쉐 뜨개질’이라는 이름으로 뜨개질을 가르치며 부부 도시 선교사로서 함께 지역을 섬기고 있다. 

어느새 교회의 이름이 뉴스의 이슈거리로 등장하기 시작하며 점점 시끄럽고 경박한 모습이 교회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쳤다.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을 미학적 관점으로 연결하여 정적이고 묵직한 발걸음으로 교회를 세워가는 그에게서 예수의 모습이 보였다면 과언이었을까?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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