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찜 쪄 먹는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곳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헤매는 나. 집에서는 눈치 보이고, 자주 가는 은행은 웬일인지 낯설지가 않다. 정녕 대한민국에는 이 한 몸 편히 누일 땅 한 평이 없단 말인가. 역 근처 조그만 쪽방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심정에 두리번거리다 번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아, 맞다!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를 구원해주며 쉬게 해주는 곳이 있었지? 매주 새벽, 수요일, 금요일, 주일마다 예배가 있는 그 곳. 그래, 나의 사랑, 나의 교회가 있었어!(천기누설 무릎 팍!)


왜 그렇게 교회까지 오려고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

열손가락 쫙 펴서 헤아려보니 일곱 손가락, 벌써 징그럽게 7년차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누구처럼 사랑하는 여자를 얻고자 7년을 하루같이 일한 것은 아니고, 따지고 보면 2~3년에 한 번씩 몇 달 쯤은 쉬어줬던 기억이 있다. 살아온 나날들을 한번 씩 짚어주고, 뭘 해야 할지 고민하며 숨고르기 했던 서너 달. 때문에 자신의 비전을 고민하는 동생이나 친구를 보면 돈 걱정일랑 질끈 동여매고, 반드시 한번쯤은 쉬라고 말을 해준다. 그러나 쉼 없이 달려 닳고 닳은 엔진을 정비하는 시간이 아닌, 주구장창 놀며 기도만 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을 일컬어 내가 아는 목사님께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난 거룩한 백수들이 싫다!”

교회 구석구석을 훑어보면 의외로 거룩한 백수들이 많다. 그들의 모습은 참 평안해보이고, 홀리(holy)하기까지 하다. 이런 거룩한 백수들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첫째,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며, 그 기간은 무기한이다. 둘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교회 일로 헌신하고, 목숨을 건다. 그러면서 하는 말,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거야!” 하나님께서 들으시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실 일이다. 마지막으로 가뭄에 콩 나듯 오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마다하며, 예배와 일자리가 겹치는 불상사(!)라도 생기면 반드시 예배를 택하는 센스를 보이고야 만다.


가라! 가라! 세상을 향해

성경을 읽을 때 동사를 주의해서 보면 예수님은 참 ‘화끈하신 분’임을 알 수 있다. 그분은 치유 받고, 회복 된 후 그 감동 그대로 물미역처럼 자신에게 들러붙으려는 자들에게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가라! 주변의 이웃과 친지들에게 지금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전하라!” 그분은 세상을 향해, 불편한 사람과 극복하지 못했던 상황을 향해 돌진하라고 명하시는 것이다.

교회 안의 거룩한 백수들을 볼 때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그것이다. “가세요! 이제, 기도 그만하세요!”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응답을 기다리고 있어요.” 라며 수줍게(!) 말한다. 그들이 기다린다는 하나님은 혹시 부채도사 겸 무릎 팍 하나님은 아닌가. 땀 흘리는 노동을 포기하며 예배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들을 향해 “매 순간 당신들의 일상이 예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죄하는 기분이 들어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만다.

그 유명한 복음성가(!)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노랫말.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한낱 흥얼거리는 노래 가사도 이럴진대 이젠 교회 안에서만 부르는 ‘불을 내려주소서 매직 쇼’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땀 흘려 일한 후 드리는 예배의 감격을 진정 누릴 줄 아는 사람들로 가득 찬 예배당. 하나님께서 이런 모습을 기뻐 받으실 것 같다는 건 과연 나 혼자만의 착각일까?


배성분오랜 청년부 임원을 내려놓고 쉼 속에서 서서히 나를 찾고, 발견하는 중이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특별하고 소중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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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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