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서점엘 들릅니다. 사고 싶은 책을 차곡차곡 적어 놓았다가 갑니다. 처음엔 무척 충동적(?) 구매자였기 때문에 한 번 가면 들고 오기 어려울 만큼 두 손에 책을 가득 들고 올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쌓인 책이 방안 바닥을 도미노처럼 둘러 놓여 있을 때는 마치 내가 호더(Hoarder)인가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정녕 호더는 아닙니다. 그리곤 안 되겠다 싶어 몇 해 전부터는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충동적 서점행을 선택하지 않고 그때그때 목록을 적어 놓았다가 어느 정도 쌓이면 다시 1차로 거르고, 2차 거르고 그리고는 서점엘 갑니다. 책 사는 양이 꽤 줄더군요. 얼마 전 산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들꽃 하나 피었네> 서문을 읽다가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듭니다’라는 아주 흔해 빠진 글귀를 보다 잠시 멈추어 생각했습니다. ‘지금 내가 오늘 나인 것은 책 혹은 경 때문이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인쇄소에서 잡지 갈무리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자주 다음 호의 시작을 고민합니다. 그리곤 그 반복의 굴레에서 어떻게 하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문화 잡지, 그것도 기독교 문화 잡지를 표방하고 만나는 여러 사람, 공동체, 이야기, 장소 등, 결국 나는 또 그들을 <오늘>이라는 이름의 잡지 책 안에서 만납니다. 아마 잡지가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날 때면,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더욱 온전히 수긍하게 합니다.
당신이 그렇듯 나도 이 책이 더 많이 팔리고 큰 영향력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더 많이, 더 영향력보다 더 바라는 것은 당신 한 사람에게 의미가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면 만족합니다.

이번 특집은 부부입니다. 준비하며 가만히 ‘결’과 ‘혼’이라는 말을 종이에 써 보았습니다.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은 축복과 출발, 행복이라는 말로만 이야기하기에는 환경과 사회, 혹은 쌓여 있는 인식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거나 망설이게 합니다.
좀 더 덜 가지고, 더 행복할 수는 없을까? 남들처럼이 아닌 우리 방식으로 결혼을 대할 수는 없을까? 기독교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결혼이 오히려 더 세속적 가치를 드러내고 있지는 않을까? 행복, 사랑, 하나를 이룸, 약속이라는 기독교 언어는 오늘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 특집에는 ‘남’이 아닌‘ 나’, ‘더’가 아닌‘ 덜’, ‘너와 나만’ 아닌 ‘우리’와 ‘사회’를 고민하여 시작하고 살고 있는 부부를 만났습니다. 
글이 길지만 차근차근 읽으며 4쌍의 부부를 만나보는 것 참 좋겠습니다.
갑자기 <남쪽으로 튀어>에서 김윤석 씨가 연기한 최해갑네 가훈이 생각납니다. ‘가지지 말고 배우지 말자.’ 참 의미있는 가훈입니다.

3-4월 호를 마치고는 제주도엘 다녀왔습니다. 일전에 이 잡지 때문에 만난 윤영배 씨도 만날 겸, 얼마 
전 제주도에 신접살림을 차린 부부도 만날 겸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내가 늘 그대로이듯 그도 그대로 였기에 참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제주도는 꼭 그 이유가 아니라고 해도 자주 가볼 셈입니다. 같이 가실래요?

편집장 김준영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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