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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재 종료

지금은, 걸그룹 전성시대

요즘 우리 삼촌이 달라졌다. 핑클 이후로는 가수 이름 하나도 외우기 힘들어 하던 삼촌이 소녀시대 9명의 이름을 정확히 외운다. ‘윤아 수영 효연 유리 태연 제시카 티파니 써니 서현’. 나도 이름 부르다 숨이 헉헉 거릴 지경인데, 각자 예능프로그램에 따로 나와도 이름을 정확히 맞춘다. 그 뿐인가. 원더걸스 ‘ Tell me’ 활동 때는 소희가 너무 귀엽다며, ‘어머나’ 춤동작을 연신 따라했다. 조금 징그럽기도 했지만, 유행에 발맞추려는 노력이 참으로 가상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심하다. 2NE1의 ‘I don't care’를 핸드폰 컬러링으로 한 것은 기본, 벨소리마다 걸그룹 노래가 번갈아 나오고, 회사 회식 때 장기자랑 할 거라며 카라의 엉덩이춤을 연신 따라한다. 삼촌에게는 걸그룹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 그녀들의 하나하나 핫이슈~’다. 근데, 둘째 민재삼촌은 셋째 민철삼촌이랑 내가 하는 이야기를 하나도 못 알아듣는다. 나이도 3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삼촌에게, 동시대인으로서 걸그룹에 대해서 좀 알도록 해줘야겠다.
민재삼촌~ 이건 재석아저씨도 다 알아요.



출처 : 2NE1 홈페이지

멤버 4명.
산다라박 씨엘 박봄 공민지

21세기와 새로운 진화를 뜻하는 뉴에볼루션의 합성어. 빅뱅과 함께 한 ‘롤리팝’ CF로 데뷔. 한 때, 빅뱅을 등에 업고 인기를 끌려 한다는 소리도 들었지만<Fire>에 이어 <I don't care>까지 연달아 각종 음원 사이트 1위 자리를 고수 중. 엠넷을 통해 공개되는 이들의 리얼다큐 중 한 멤버가 입은 바지의 선정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대중들의 관심사. 산다라박은 국내에서 활동하기 전, 필리핀에서 인기 가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음.


출처 : 소녀시대 홈페이지

멤버 9명.
써니 티파니 수영 서현 유리 윤아 제시카 효연 태연

지지지 베베베베~ 하던 노래 <Gee>의 주인공. 요즘은 <소원을 말해봐>를 부르며, 자신들이 행운의 여신이라 칭함. 일명 ‘제기차기 춤’을 선보이며 각선미를 뽐내고 있음. 앨범도 자그마치 10만장이 팔렸고, 삼촌이 좋아하는 박명수와 ‘냉면’을 함께 부른 제시카도 이 그룹 멤버.



출처 : 포미닛 홈페이지

멤버 5명.
전지윤 허가윤 김현아 남지현 권소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 내 모든 것 하나하나 핫이슈~” 요즘 어디가나 흘러나오는 노래의 주인공. 일명 공주병 노래라고 함. 김현아는 원더걸스를 탈퇴하고 포미닛의 간판 역할을 하고 있음. 현아의 무대의상인 구멍난 타이즈도 화제.



출처 : 이음아트

멤버 4명.
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

신곡 <아브라카다브라>로 요즘 2NE1과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음. 화려한 무대의상과 골반을 이용한 ‘시건방춤’이 화제.





출처 : 카라 홈페이지

멤버 5명. 한승연 니콜 강지영 박규리 구하라

요즘 <Mr.>라는 곡에 맞춰 추는 ‘엉덩이춤’이 화제. 특히 멤버 중 ‘구하라’는 일본에서 ‘아무로 나미에’ 닮은꼴로 화제가 되며, 일본의 한 포털사이트에서 한국 걸그룹 최고의 미녀로 뽑히기도 함. 멤버 중 미국에서 자란 니콜은 <스타 골든벨>에서 퀴즈 문제를 내며 귀여움을 뽐내고 있음.

P.S
민재삼촌, 이 정도면 삼촌도 어디 가서 아저씨 소리
듣지 않을 거예욧.

사실 예전에는 뜨는 그룹 하나만 알고 있어도 유행에 크게 뒤지진 않았는데, 요즘은 나름대로의 매력들이 달라선지 다 존재감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걸그룹들이 막강 파워를 지니게 된 건, 예전에는 우리 같은 10대 소녀들이 대중음악의 주요 소비자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보이그룹만 투자가치가 있었던 것. 그런데 요즘은 디지털 음원을 소비해주는 삼촌~들 때문에 다양한 걸그룹이 나타날수 있는 거라고. 그런데 요즘 걸그룹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갑자기 섹시를 강조하는 춤으로만 흐르는 것 같아 조금씩 식상해지려고 한다. 가요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그램이나 걸그룹이 장악하고 있어서 요즘 앨범 낸 다른 여가수들이나 남자 가수들은 빛도 못보고 활동을 접는다고 하니 그것도 좀 안타깝고. 이들이 부르는 후크송처럼 한 번 왔다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음악인으로 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