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물이 많은 곳에서 사는 것 같지만 물이 귀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을 돈을 주고 사서 먹고, 더 좋은 물을 찾는다. 프리미엄 고급 생수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생수는 330ml 한 병에 2000원까지 한다. 물만 바꿔 먹어도 몸이 금방 안다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어찌 보면 물이 그만큼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좋은 물은 한 사람의 몸을 살린다. 거기엔 그 물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인다. 글ㆍ사진 김승환, 이호은

제공 : 약수교회


그들의 필요와 호흡하다
약수교회는 위장을 고치는 좋은 물이 났다는 약수동 남산 자락에 1966년 11월 첫째 주일에 창립예배를 드렸다. 창립예배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그 시대는 대부분 판잣집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시작하는 것이다. 약수교회도 이응선 초대 목사님과 함께 몇몇이 모여 그렇게 시작했다.
남산을 두고 한남동 쪽은 햇빛과 물이 흐르는 언덕에 위치해 잘사는 사람들이 모여 자리를 틀었지만, 버티고개를 넘어 반대편 약수동 쪽은 비교적 어려운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약수교회는 그렇게 고민하며 그들과 함께 걸음을 같이 했다. 그렇게 30여 년이 흐르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지하철 2개 노선이 흐르면서 환경은 달라졌지만 그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4년 새로 부임한 김경수 목사와 교인들은 더 새로워지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모여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교회는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어야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물을 공급하고 싶은 마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기로 했다. 여러대안을 거치면서 약수교회는 고심 끝에 결국 현재의 땅 위에 새 건물을 올리기로 했다. 어떤 건물을 세울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오랫동안 함께한 지역사회를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생각했기에, 새 예배당 역시 지역사회를 향해 열려 있고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건물로 짓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은 ‘잘 지은 교회 건물’이라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교회이지만, 건축하는 3년여의 기간은 그리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암반 지역이라 암반을 깨야 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두에게 고통이 었다. 그러나 김경수 목사는 교인들을 하나로 연합하고, 지역주민들을 부드럽게 설득하면서 자연
스럽게 그 과정을 이끌었다. “저도 암반
깨는 소리가 정말 싫었어요. 하지만 확신했습니다. 이지역을 정말 잘 돕고 싶었습니다. 저는 지역 모임에 자주 참석하는데요. 할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교회는 돈도 있고, 사람도 있으니까, 주민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교회에다가 말만 하시라고요. 그러면 그분들이 놀라요. 교회에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 사실 그렇게 말해도 동장님들이 큰 부탁은 하지 않습니다. 버스를 빌려 달라, 수건이 필요하다, 그 정도에요. 교회에서 그런 것을 해주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앞마당을 넓게 만들고 담장은 아예 만들지 않았다. 주민 누구나 와서 앉을 수 있도록 벤치와 가로등을 꾸미고 카페까지 만들어 차렸다. 또 모든 건물을 유리로 만들어 개방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꾸몄다. 한마디로 아무나 오라는 것이다. 교인들 위주의 공간을 줄이고, 지역민들이 드나들기 편한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1000석 규모의 예배실은 설계에서 인테리어까지 국내 최고의 음향전문가에게 맡겨 콘서트홀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치밀하게 설계했다. 다양한 문화 행사를 비롯해 클래식 공연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젊은이들을 위한 예배 공간은 극장 분위기로 꾸미고, 지역사회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게다가 지역 마을문고가 교회 안으로 들오는 데까지 개방했다. 이렇게 약수교회는 교회 건물을 세상과 구별되는 공간으로 만들지 않고 세상을 품어내는 교회 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공간이 사람을 만들고, 그들의 가치관을 표현한다는 것은 아마 약수교회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 덕에 아름다운 교회에 선정되기도 했다하니 그들의 지역 사랑은 유난하다고 할 수 있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마시게 하다

약수교회는 교회 건축을 통해 눈에 보이는 새 건물뿐 아니라 부흥과 갱신, 새로운 비전이라는 더욱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 그들의 이 비전은 지역을 섬기려는 것이고, 가슴 깊숙이 지역민을 품으려는 것이다. 지난 7월 행복도우미 153명과 독거노인 153명이 1대1로 자매결연을 맺는 ‘153인 행복도우미 발대식’이 있었다. “이 지역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꽤 많습니다. 그들을 돕고 싶었어요. 우리 교회와 이 지역에서 근 50년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 주신 분들이니까요. 그래서 매일 집에 방문하여 요구르트를 전달해 주는 분과 협력을 하기로 했죠.” 매일 요구르트를 배달하고 그분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서 홀로 사시는 노인의 상태를 세심히 살핀다. 쌀과 반찬을 나누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월동기를 지원하고 1성도 1가정 결연 행복도우미 사업 등도 꾸준히 진행한다. 이런 일을 모두 신당3동 주민센터와 협력하며 진행한다는 데 약수교회의 힘이 있다. 섬기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교회 예배당에서 음악회를 여는 것은 이미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 이웃 사랑 음악회라는 주제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초청하여 본당글로리아홀에서 지역 주민을 초청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교회 예배당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교회 내에 존재하는 마을문고는 지역 사회에서 신간서적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의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구 청소년 수련관을 중구청과 발을 맞추며 운영을 하고 있는데, 청소년 수련관은 작년과 올해, 국내의 청소년 수련 시설 중 가장 뛰어난 기관으로 인정받으면서 국가청소년위원회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약수교회는 지역 사회를 찾아가고 섬기면서 특히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는 일에 더더욱 매진하겠다고 하니 그들의 그 지역에 그릴 그림이 제법 기대된다. 아픈 사람에게 의원이 필요하고, 병든 자에게 약이 필요하듯이 목마른 자들에게 그들의 몸을 살리는 교회가 되려는 약수교회. 그렇게 그 지역에 그들의 섬김과 사랑이 강같이 흐르기를 소망해 본다.

약수교회
서울 중구 신당3동 372-87 
www.yaksoo.or.kr

인·터·뷰 약수교회 김경수 목사

내 힘을 뺄수록, 더해지는 은혜

“저, 목회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없었어요.” 목회하는 동안에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물었더니, 김경수 목사는 그렇게 대답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힘을 의지하는데, 제가 힘들 게 없지요.”
김경수 목사는 자기 힘을 뺄수록, 하나님의 힘이 더해진다는 비결을 체득한 하나님의 사람이다. 사실 그에게도 다른 목회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안 되는 것을 억지로라도 되게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목회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회자가 자기 고집을 부리고, 자존심을 세우고, 권위적으로 해서는 곤란하지
요.” 그의 목회 철학은 시종일관 온유한 태도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했다. 세상을 비판하기 전에 먼저 이해하려는 자세로 대립하는 것들을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시도는 그의 독서 습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교단 이름이 ‘통합’인데, 책도 일반서적과 경건서적을 ‘통합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웃음) 최근에 노회의 총대표님들께 두 권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하나는 <혼, 창, 통>이라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대사>이라는 책입니다. 사실 두 책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지만,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합니다.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이라는 칼 바르트의 말처럼, 세상을 잘 알아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도 알 수 있는 것이니까요.” 온유한 자가 땅을 유업을 얻듯이, 온유한 사람, 김경수 목사와 약수교회는 섬기는 지역을 부드럽게, 그러나 또한 줄기차게 하나님의 소유로 일구어가고 있었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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