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참 의미 있는 나이다. 20대의 싱싱한 열정과 겁 없이 가로질렀던 발걸음이 이제는 조심스러워지고 동시에 그간 머리와 마음, 그리고 몸으로 체득한 그 모든 역량이 비로소 세상에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생각해 보니 예수님도 그 쯤 하나님의 아들로서 살기 시작하셨다. 깊은 눈동자로 사람들을 세심하게 바라보았고,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손으로 다친 영혼과 몸을 어루만졌으며, 불처럼 단호하게 명령했고, 몰려든 어린이들을 유쾌하게 했다. 참다운 그 사람의 인격이 사람과 세상을 향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1979년 4월 창립한 진광교회도 어느덧 서른 살이 되었다.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그렇게 교회의 빛이 발하기 시작하고 있는 진광교회를 찾아가 본다. 글 김승환


따뜻한 온기를 밥그릇에 담다
진광교회의 가장 큰 자랑이라면 큰 건물도, 번듯한 문화센터도 아니다. 진광교회 자랑을 지나가는 지역주민에게 물어보든지 출석 교인들에게 물어보든지 대답은 하나다. 바로 17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해온 ‘사랑의 식사’다.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 점심마다 한 끼 음식이 필요한 200여 명의 사람들이 교회 1층 식당으로 찾아온다. 취재하는 당일도 마침 목요일이었다. 인터뷰 중 이성주 담임목사는 선뜻 사랑의 식사에 함께 할 것을 권했다. 내려간 식당에서는 이들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이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늘 그랬던 것처럼 부지런히 움직였고, 홀에서는 안내와 서빙이 바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연중무휴로 진행되는 이 사역이 교회의 예산 편성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자원 봉사와 자체적인 후원으로 지금껏 계속됐다는 점이다. 선교적 대가나 교회 홍보, 혹은 전도용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섬김이 아니었다. 마음과 마음이 모이고, 손과 손을 모아서 진심으로 그들에게 17년 동안 그야말로 밥상을 차려준 것이다. 게다가 찾아오는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층을 친교실로 꾸미고 그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했다. 한 끼 식사를 섬기는 2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은 자신의 바쁜 생활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 한 번도 식사하러 오는 분들 중 교회 정착하는 퍼센테이지가 얼마인지 알아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인지 알지도 못하고요. 그냥 교인들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고, 자신의 돈을 들여서 한 끼 식사가 필요한 분들을 대접하는 것이지요. 이게 참 귀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마주 앉아 밥을 뜨며 이성주 목사는 뿌듯한 미소로 말한다.
추운 겨울에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을 마주대하며 지역의 아픔을 더 깊게 품고 싶다는 진광교회는 참다운 섬김과 이 시대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제공 : 진광교회


편안한 쉼을 흐르게 하다
진광교회는 작년부터 비전센터를 마련하고 문화 사역을 시작했다. 센터의 이름은‘ 진광예문 문화센터’이다. 예수님의 문화를 지역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교회의 바람을 이름에 담아 문을 열었다. 교회 바로 옆의 여러 상가와찜질방이 들어서 있던 건물을 매입하고 새롭게 장식했다. 그리고 교회와 비전센터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여타 서울 지역에 비해 지금 막 개발을 시작한 면목 지역에 이런 교회 문화센터의 등장은 오히려 문화적 필요를 느끼는 많은 사람들을 센터로 불러 모을 수 있었다. 교회의 인적 자원만으로 공급할 수 없는 다양한 강좌들을 전문 강사를 보유한 여러 기관과 협력해서 진행 중에 있다. 1년에 총 4학기로 편성해 강좌를 개설하는데, 배움과 만남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해 적지 않게 그 지역에서 인기가 좋다.
1층에 자리한 카페 ‘쉴만한 물가’는 정말 쉴만한 곳이다. 교회서 약 500여 미터 떨어진 사가정역 근처는 젊은이들로 붐빈다. 그만큼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그런 찻집에 들어가기는 그렇고, 그렇다고 커피와 차를 나누며 나누고 싶은 사소한 삶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이 이곳 쉴만한 물가로 모여든다. 어린이, 아기와 함께한 새댁, 테니스 치다 온 사람, 사업차 만나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서 제법 적당한 쉼을 누리고 있다. 오늘의 바리스타는 세련된 권사님이시다. 커피와 코코아를 주문했는데 맛 또한 여느 커피전문점 못지않게 좋다. 뭐니뭐니해도 카페는 커피 맛 아닌가. 교회가 주는 편안함이 지역민들에게까지 전달되어 그들의 표정에 행복함이 묻어난다.

제공 : 진광교회


예수의 꿈이 싹트다
이러한 사역을 뒷받침하는 교회의 영성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진광교회는 4년 전 그간 교회의 체질을 벗어나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교회의 성장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참다운 교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한데서 출발했다. 바로‘ 두 날개 양육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담임목사를 시작으로 교회 지도자 130여명이 이 비전에 뜻을 같이 하고 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한 비전과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은 교회 구석구석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교회는 영감 있는 예배와 셀 가족모임이라는 두 날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파하는 동시에 모든 성도를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데 역점을 기울이고 모든 동력을 한데 모았다. 기존의 예배 중심의 목회에서 초대교회의 생생한 소그룹 중심의 사역으로 전환은 목회사역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고, 잠자고 있던 목회자의 마음과 평신도의 마음을 일깨웠다. 셀 모임, 열린 모임은 모두 한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허리띠 풀고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작은 모임에 초청된 사람은 곧 축제 같은 예배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 결국 예수님의 비전을 함께 나누는 참다운 가족으로 서게 되는 것이다. 예배는 생명이 넘실대고, 작은 모임은 그 생명들이 모여 또 다른 생명을 배태한다. 그리고 그렇게 배태한 생명들은 예배를 통해 사역의 현장에서 넘실댄다. 그야말로 건강한 선순환이 교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제는 1000명의 셀 리더, 400명의 선교사를 세우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진광교회는 그렇게 자신의 빛을 발하고 있다.

진광교회  서울시 중랑구 면목3동 584-4 
www.jinkwang.or.kr

인·터·뷰 진광교회 이성주 목사
내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

평범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마주대할수록 배어 있는 기품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점점 더 이야기하고 싶고, 매력적이 되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딱 이성주 목사를 두고 하는 말일 게다. 오랜 기간 한 교회를
섬기면서 고민했던 교회의 본질과 목회사역에 대한 통찰이 지금의 그를 이끌어온 듯 보였다.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목회에서 건강함을 추구하는 교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의 순수한 열망은 담임목회자로 사역하던 15년차에 새로운 결심으로 교회를 개혁하기 시작했다.
“제자는 예수님이 행하신 삶을 따라가는 사람입니다. 교회의 성도들은 주님이 행하신 대로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일을 각자 삶의 현장에서 복음적 삶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의 존재를 잃어버릴 때 성도들은 방황하게 되고 목회자 또한 교회를 떠나 사역의 자리를 잃게 됩니다.” 교회건축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도 또 지금 증축의 과정과 비전센터를 매입하는 모든 상황에 이성주 목사는 묵묵히 사역의 자리를 지켜왔다. 어려운 교회 형편에 목회자가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성주 목사는 지난 2년
동안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를 고사했다. “목회자는 하늘이 채워주시는 방법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성도들도 목회자를 보고 따라오지요. 자랑도 아니고 내세울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그냥 예수님이 하신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한 것일 뿐”이라며 혹여나 오해할까 염려하는 이성주 목사. 내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자신을 위해 준비하지 않는 삶이 진정한 목회자의 삶이라는 그. 하루하루 주어지는 아침의 만나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성주 목사는 요즘 목회에 보람을 느낀다며 행복해 한다. 개인의 영성과 공동체의 영성이 균형 있게 발전해 가는 교회를 보고 싶다며 진광교회를 더없이 자랑스러워하는 그는 마치 변화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적응하느라 교회가 놓치고 있었던 사역의 참 본질을 깨닫게하는 든든한 나무와 같았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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