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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09 07-08 떠나라, 삶은 여행이다

떠나라, 삶은 여행이다 8ㅣ 접었던 꿈의 날개를 펴라


꿈나래 휴가 (vocation-vacation) 떠나기
EBS 방송국에서 지난해 방송하여 큰 관심을 끌었던 다큐 ‘아이들의 사생활’ 중에 직업과 적성에 대한 성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직업과 적성에 대해 물어 봤더니 ‘자신의 직업과 적성이 잘 맞다’고 대답한 사람(49%)보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51%)이 더 많았다고 한다. ‘직업을 바꿔 볼 생각을 해 봤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5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 직장인 절반 정도는 자신의 적성과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고,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때려 칠 수 없는 직장, 잠시 떠나보면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나라 직장인 중에서도 다니던 회사에 용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퇴직금을 받아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년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예전의 보컬그룹 멤버들이 다시 뭉쳐 재기(?)에 성공하는 영화도 있었다. 그런 통쾌한 사례가 있는데도, 우리의 현실에서는 왜 그것이 어려울까?
직장은 여전히 우리 삶의 거의 전부이다. 취업대란의 시대! 일의 재미나 적성을 논하는 것은 사치다. 괴팍한 상사가 인격적인 모욕을 주고, 고객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 괴롭힐 때면 들입다 들이받고 남들처럼 떠나고 싶지만, 때맞춰 날아오는 세금, 보험료, 공과금고지서, 애들 과외비 입금 문자를 볼 때면, 다시 정신이 확 든다. 직장이 전쟁터이긴 하지만 신분의 표상이며 경제적 안식처라는 것을 생각할 때, 아무리 내 이상과 거리가 먼 일이라 해도 쉽게 떠날 순 없다. 하지만 천직이라는 것이 여행처럼 그냥 한번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것이라면, 이젠 어떤가? 여행이 ‘비장’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란다. 되돌아 올 수 있는 대책도 없이 직장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두려울 뿐 아니라, 글자 그대로 ‘비장’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그저 며칠 시간을 내서 다녀오는 여행쯤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휴가를 내어 꿈꾸던 직업을 체험하는 여행
영화 <버킷리스트>에서처럼 굳이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꿈을 체험할 필요는 없다. 그 할아버지들처럼 기회 되고 돈 되면, 지금 당장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신이 평소 꿈꾸어 왔던 드림잡(dream job)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 있는가? 그것이 이른바 직업여행 혹은 직업체험이며, 이를 ‘꿈나래 휴가’라 할 수 있다. 세상은 더욱 빨리 변하고 취직하기는더 어려워지는 데 천직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만 간다. 사람들의 이러한 욕구를 반영한 비스니스가 미국에서는 이미 성업 중이다. 보케베케(
www.vocationvacation.com)라는 회사인데, 지금 현재 자신의 일에 불만이 있다면, 휴가(vacation)를 내서 꿈꿔왔던 직업(vocation)을 직접 체험해 보기를 권한다. 새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그 직업을 미리 체험해 보면서 천직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체험형 직업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택 가능한 ‘체험’은 와인 소믈리에부터 신발 디자이너, 목장 주인 등 200여종 이상이다. 맥주와 치즈 기술자, 아나운서, 와이너리, 동물조련사 등이 선호도가 높은 직종이라고 한다. 600~20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사전 예약한 참가자들은 1~3일간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전문 ‘멘토’와 함께 일하면서 이론적 이야기가 아닌 현장 지식을 전수받고 직접 체험해본다. 원하면 적성 검사와 상담도 받을 수 있단다.

천직을 찾으려는 실험 자체가 소중해
흥미로운 점은 천직체험을 해본 사람 중 75%가 천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환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원래 일터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여행은 여행일 뿐. 반면, 넷 중 한 사람 꼴로 천직을 찾아 본격 도전에 나선다. 패션 디자이너가 된 전직 부동산업자, 개 훈련사가 된 은행가, 호텔리어가 된 음악가 등이 대표적이라 한다. 또 일부는 직업체험 도중 ‘멘토’로부터 재능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일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천직체험을 통해 자신의 천직을 찾아서 전직을 했건, 자신의 일을 계속 하건,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나의 천직이라는 것을 내가 실감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천직을 찾아 계속적으로 도전하고 실험하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에 자신의 천직을 발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시도를 하지 못한다. 떠난다는 두려움은 쉽게 극복하기 힘든 장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업체험이 가능해지고 활성화된다면, 그런 고민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 정말 직업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재미’ 있는 일을 찾아 주말에 한번 떠나 보는 것이다. 마침 그 직업여행이 환상적이었다면 다시 찾으면 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나면 될 터이다. 아직도 비장한가?

김훈태|천직 찾기에 관심이 많아 ‘천직 찾아주는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삼으려고 한다. ‘하기 싫은 일을 돈 때문에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닫는 답을 찾고 있다. 천직 찾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카페 ‘행복한 밥벌이: 천직을 찾아서’(cafe.naver.com/idealjob)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Drake Beam Morin Korea, 노동부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주)베타리서치앤컨설팅에서 일하고 있다.

‘꿈나래 휴가’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최코치의 코칭 & Life log www.choicoach.com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www.bhgoo.com
열정재능공작소 blog.naver.com/chany87
천직을 찾아서 cafe.naver.com/idealj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