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 종료/책 읽는 마음

그의 나라를 기다린다

대통령 예수|셰인 클레이어본, 크리스 호

참, 역사라는 것이 돌고 돌긴 하는가 보다. 권세가에게 허락된 정치적 수명이 다하면 또 다른 정치적 생명이 태어나고 경제지표는오르락과 내리락을 거듭하지만 그럭저럭 제 평균은 해낸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하고 싶어 한다. 전 세계 20%의 인구가 80%의 재력을 소유한 이 경제 피라미드는 유구한 역사에도 풍화하는 법이 없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의 십분의 일 쯤은 쓰레기통으로 가고, 다른 한 편에서는 그만큼의 음식을 구하기 위해 피가 나도록 몸을 움직인다. 고아와 과부에게 친절하셨던 그분을 따르는 무리가 지구의 반을 덮고 있는데도 세상의 법도는 가진 자가 없는 자를 착취하는 것이 당연하다 말한다. 교회는 세상의 상위 클래스에 자리하고서, 세상의 법도를 따른다. 아무리 구호와 선교 활동을 한들 달라지는 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는 역사의 법칙 속에서 돌고 돌 뿐이다.

<대통령 예수>의 전반적인 내용은 본질에서 벗어난 현재의 기독교에 대한 반성과 “예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자” 라든지 “성경으로 돌아가자” 등의 이제는 식상한 슬로건이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서 맘속에 생긴 기묘한 울림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누구나 한번쯤은 안타깝게 여겼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일단 덮어두고 모른척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매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류에는 정답으로 맞서야 함이 당연한 것 아닌가. 거기에는 한번쯤은 불신자 지인에게서 질문 받았을 법한 부조리에 대한 해답과 ‘그래 이게 맞는 거지’하며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이 잔뜩 묻어있다. 모든 진리가 그러하듯이 너무나 명쾌해서 실천하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그런 깨달음이다. 주린 자에게 음식을 나누어주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 개탄스럽다. 무지한 우상은 사라졌으나 돈에 대한 신앙은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하여 선과 악을 조물조물 주물러서 하나의 거대한 반죽이 되게 만들었다. 다시 오실 왕을 기다리며 악한 자의 무리로 숨어들지 않고, 자신을 그 무리와 구별하여 밝은 데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월스트리트에서 희년을 선포하는 이들은 “교회가 구별된 것은 교회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조세계 전체를 위한 것이다”라는 명제에 대하여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이는 세상이 하는 대로 실천하여 세상과 경쟁하는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사울 이전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방법이자, 예수님이 이 세상에게 하셨던 방법이다.

요즘 들어 더욱더 날카로워지는 전쟁의 칼바람은 공포에 질린 우리로 하여금 더욱더 간절히 봄을 기다리게 한다. 예수님이 통치하는 나라. 하늘나라의 방식으로, 예수님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나라를 기다린다. 소유가 범람하지 않고, 어떤 착취의 이유라도 합당할 수 없는 세계를. 만약 예수님이 정말 대통령 후보에 출마한다면, 그리하여 이 책이 말하는 세상이 만들어 진다면 나는 나의 일평생 국민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모든 표를 아낌없이 쏟아 부으련다. 그러니까.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오소서.  글 주동연

방명록을 통해 아래 책을 신청하시면 선착순 5분께 선물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