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도 취직했다. 하지만 대학시절 10여 편의 연극을 연출했던 그 열정은 다시 ‘극연출’의 세계로 그를 불러들였다. 하늘이 내린 연출가라 불렸고, 이제는 원조스타 PD라 인정 받는다. 한류 드라마의 1세대인 <천국의 계단>, <아름다운 날들>, <천국의 나무>를 연출했다. 그가 손을 대는 작품마다 흥행 신화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지막회 시청률 45.3%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안방 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넝쿨째 굴러 온 당신>도 그의 손을 거친 ‘로고스 필름’의 작품이다. 이런 그의 필모그래피 끝에, 개연성 없어 보이는 신학석사라는 이력은 무엇일까. 꽤 궁금한 지점이었다. 그를 만나러 
강남의 로고스필름 사무실을 찾았다. 글 신화민 · 사진 김준영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는 게 목적이예요
이장수 감독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은 한결같이 ‘착하다’. 죽음을 넘어선 사랑, 용서, 가족의 소중함 등 이야기와 등장 인물은 다르지만, 늘 훈훈함을 간직하고 있다. 소위 ‘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에 익숙해져버린 대중의 자극적인 입맛을 유기농 야채같은 드라마가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오히려 그는 자극에 무뎌져가는 이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더 경쟁력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복음을 담아가니 말이다.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하며 선한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었다. 2000년, 기독교 영상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로고스 필름’을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좋은 드라마 만드는 일에 돌입했다. “공영 방송이라 기독교 색깔을 전면에 세우진 못하지만, 기독교적 가치를 담아 선한 영향을 주는 거죠.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는 게 목적이에요.”


모든 사람에게는 갈급함이 있거든요
그래서일까. 이장수 감독은 몇 년 전 늦깎이 신학생이 되어 드라마 제작을 병행하면서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신학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에요. 성경, 복음, 예수님에 대해 관심이 있었어요. 제대로 전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한 거죠.” 그는 극을 제작하는 환경에서도 오직 예수님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회사를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작가들을 모아 성경공부도 가르친다. 비그리스도인도 섞여 있지만 자발적으로 모여든다. “제가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는 갈급함이 있거든요. 예수님의 매력이 모이게 하죠.” 이뿐 아니라 어떤 드라마에서든 촬영장에 돼지머리 대신 성경책을 앞세웠다. “예배를 드리고 작품을 시작했는데, 촬영 초반에 경미한 사고들이 있었어요. 그러니 연출, 스태프들이 고사를 지내지 않아서 그렇다면서, 제가 없는 사이에 고사를 지내려고 하는 거예요. 당장 가서 막고 기도해줬던 적이 있어요. 그냥 남들이 다 하니까 고사를 지낸다고 하지만, 전부 믿고 있어요. 돼지머리가 자신의 안녕을 지켜줄거라고.” 이렇듯 드라마나 영화 촬영 전에 고사를 지내는 것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데다 비그리스도인들도 한데 섞여 있어 예배 문화로 바꿔가기란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끄시는 것을 알기에 굴하지 않았다. 이장수 감독은 삶의 모든 순간,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이 예배가 되기를. 복음이 심기기를. 작은 것부터 변화를 꿈꾸며 치열하게 싸워가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재밌게 만들어야죠
“저도 라면을 좋아해요. 라면이 몸에 좋지 않은 걸 뻔히 알지만, 맛있잖아요. 결국은 어디 내놔도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우리 잘 만들어 놨다. 와서 봐라’ 강요하는 건 만드는 자의 바른 태도가 아니에요. 대중이 스스로 오게 만들어야 해요. 다들 가르치려들면 싫어하잖아요. 재밌게 만들고, 메시지는 껍데기로 내놓는 게 아니라 스며들게 하는 거예요.” 하나님을 도구로 이용하고, 은혜라는 이름으로 부족한 부분이 덮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기독교 문화의 안일함을 지적한다. 그는 웰메이드(well-made)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저히 주인공을 따라 가야 한다고 확신한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재밌게 만들어야죠. 드라마를 통해 관객인 ‘내’가 매체를 통해 극의 ‘주인공’을 만나게 해줘야 해요. 저 사람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저 사람의 슬픔이 내 슬픔이 되고, 잘되기를 바라며 주관적인 시선으로 보기 시작하면 성공한 거예요. 신앙생활도 예수님과 내가 일대일 관계에서 정확하게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해요.” 그는 드라마도, 신앙도 흥하려면 주인공과 나라는 주인공이 만나 완전히 공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오천만 원짜리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그 사람이 계속 나와야지 오천만 원짜리 드라마가 되는 거예요. 비싼 배우를 불러 놓고, 십만 원짜리 배우만 계속 내보내면 그건 십만 원짜리 드라마인 거죠. 신앙도 마찬가지예요. 예수님은 제가 본 모든 캐릭터 중에 가장 재밌고,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기독교 인구가 이렇게 많아진 것도 예수님보고 온 거죠. 예수님이 주인공인데, 교회와 설교에 예수님이 등장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힘이 없는 거예요. 주인공이 없으니까 ”



예수님이 주인공, 내가 종이 되는 거예요

이제 이장수 감독은 정면 승부를 하려고 한다. 주인공 예수님이 사라져 힘이 없어진 세대를 향해 진짜 성경 이야기를 들고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예수를 만난 후로 수많은 간증을 했다. 지금 돌아보면 ‘내 말이 아닌, 진짜 예수님을 그들에게 전해줬어야 했는데’, 자신의 간증이 오히려 복음에 누를 끼친거 같다며 후회 섞인 말을 되뇌었다. 
“같이 일했던 유명한 작가가 이야기 했어요. ‘한 명이라도 내 드라마를 보고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 바람도 그래요.” 세상에 나가는 작품을 연출할 마음은 접은 지 오래다. 로고스필름에서는 기독교적 가치를 지닌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이장수 감독은 직접적으로 기독교의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만들어 연출할 계획이다. 
“하나님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죠. 나 자신한테도 늘 이야기해요. 신앙은 내가 주인, 예수님이 종이 아니라 예수님이 주인공, 내가 종이 되는 거예요.”




자신이 주인되고자 하는 욕망과 끊임없이 투쟁한다는 이장수 대표.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 연
극 <급매 행복아파트 1004호>가 대학로에서 진행 중이고 8월부터는 로고스필름에서 제작한 드라마 두 편을 시작한다. 직접 연출할 ‘베드로’, ‘막달라 마리아’, ‘요한복음’ 이야기의 극본 작업을 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드라마, 착한 드라마를 넘어서 직접 그분의 말씀을 영상화하려는 그의 분주한 발걸음이 귀하다. 그의 바람처럼 그의 작품을 보고, 주인공 예수님을 눈물로 마주하며 공감하는 이들이 바람같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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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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