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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재 종료

홈 바리스타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의 소설가 이진수(강지환 분)는 자신의 입맛에 흡족한 카페가 없어,바리스타 공부를 한 뒤 자신이 직접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드라마에서는 이를 진수의 까다로움을 보여주는 일례로 사용했지만, 이제 커피 앞에서만큼은 진수 못지않게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커피 전문점의 획일적인 맛에서 벗어나 직접 로스팅roasting과 블렌딩blending을 해 자기만의 커피향과 맛을 찾으려는 이들을 홈 바리스타라고 부른다. 완성된 커피를 100으로 보았을 때, 생두의 맛이 70%, 로스팅이 20%, 추출이 10%를 차지하는데, 좋은 생두만 고른다면 아무리 못 볶아도 그 신선함 때문에 인스턴트커피보다 맛있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 수백에서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로스터 대신 이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프라이팬, 수망, 뚝배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커피의 깊은 맛과 향을 위해서는 생두를 최소 18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속부터 겉까지 잘 구워내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를 위해서 뚝배기만한 것이 없단다. 속이 우묵해서 열이 잘 보존되기 때문에 생두를 속까지 익히는데 으뜸이라나. 아침을 깨울 신선한 커피 한잔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커피 볶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명절에 부모님 댁을 찾아가는 날이면, 갈 때 손보다 돌아올 때 손이 더 무거운 법이다. 집에 다 있다고 해도 한사코 반찬이며, 과일이며 넘치게 담아 두 손 가득 들려 보내는 그 마음 덕에 명절은 더 풍성하고 행복해진다. 그 정다운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담긴 꾸러미를 매주 혹은 매달 받아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소비자 여러 가구가 뭉쳐 1년치 농산물 값을 미리 내고 정기적으로 농산물을 받는 지역공동체 지원농업이다. 미국, 캐나다 등 서구에서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맞대면(face to face) 도농 직거래운동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예로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연대가 합작해 전개해가는 우리 텃밭에서 판매하는 ‘제철 꾸러미’라는 상품은, 가입한 소비자 회원이 텃밭 농사를 지원하는 회비를 다달이 미리 내면 생산자 회원인 여성 농민이 제철 채소, 산나물, 밑반찬, 유정란 등의 생산물을 매주 혹은 격주로 보내준다. 제철에 나는 채소들을 보내주기 때문에, 매번 내용물도 다르다. 생산자 회원은 친정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꾹꾹 눌러 담아 바구니를 채우고, 도시 사람 모를까 품목별 요리법까지 적서 보내준다. 소비자 회원들은 마치 선물을 받듯 설레는 마음으로 꾸러미를 풀어본다고. 이를 통해 소규모 농민들이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고, 전통적인 소량 다품종 농사를 통해 땅을 살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로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 밭에서 쑥쑥 뽑아 올린 싱싱한 채소들에 밥맛이 저절로 나는 밥상, 당신도 그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