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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2010 09-10 같이의 가치를!

같이의 가치를! 4│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혁신 파트너를 만나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 꿈을 꾼다
는 것조차 현실에서는 외면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꿈들을 모아 현실화하려는 일명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곳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을 넘어 타인의 꿈을 함께 이뤄가며 더 나은 세상과 사회적 가치들을 창출하려는 사람들이다. 소풍의 수리(박진호)와 나다(홍지영)님을 만났다.


달모임의 시작은?

나다 : 달모임은 작년 1월부터 시작했어요. 매달 한 번씩 모인다고 해서 달모임이고요. 처음엔 직접 사회적기업을 해보려고 했는데, 사회적기업들이 활성화되면서 크고 작은 포럼과 컨퍼런스가 많이 생겼지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장들이 필요했죠. 우리의 가치와 일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참 신나는 옷’의 전순옥 대표님이 제안했는데 저희가 호스트를 맡게 되었죠.

수리 : 처음에는 편안하게 모여보자가 목표였던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들어내자 하는 어떤 방향들은 없었어요.
참석하는 이들도 세미나에 익숙해서 그런지 이런 우리의 방식에 조금 어색해했죠. 그래서 처음에는 서로 사무적으로 접근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일에 바빴죠.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래서 저희가 곳곳에 들어가 서로를 연결해드렸어요. 중재자 역할을 한 셈이죠. 같은 분야에 있는 분들끼리 서로 연결되면서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어떤 분들이 참석하나요?


나다 :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오세요. 사회적기업을 하고 계시거나 하려고 준비하는 대학생과 직장인들, 또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와요. 올해부터는 매달 모임마다 테마가 있어서 주제별로 관심 있는 분들이 주로 오죠. 와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초청된 팀들의 발표를 듣고, 자유롭게 묻고 답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요. 그리고는 자유롭게 여기저기서 이야기해요.(웃음) 달모임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에너지가 선하다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느껴져서 참 좋아요. 저는 첫 번째 달모임에 참석하면서 이쪽에서 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초창기 달모임은 명함을 주고받는 사무적인 분위기였어요. 그러다보니 학생들을 비롯한 관심자들이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의 모임으로 반달모임을 만들었죠.





소셜벤처는 무엇이고 어떻게 시작하는지,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지속 가능한 혁신이 무엇인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했죠.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모임을 통해서 청년 벤처가들도 나왔고 사회적기업으로 들어가 일하는 분들도 나왔어요.





달모임과 관련해서 일을 하고,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나다 : 얼마 전 트위터에서 연예인 김C가 그렇게 올리기도 했는데, ‘좋은 일 하시네요’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시네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어요. 사실 우리 일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서 부모님조차 이해하지 못해요. 주변 분들이 지나가면서 “뭐하는 데냐? 월급은 주냐? 밥은 먹고 다니냐?” 등 걱정을 많이 해주시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수리 : 사회적기업은 정부기관과 기업 그리고 비영리단체에서 시작되었어요. 출발은 일자리 창출이었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성장하게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 아니었기에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2년의 시간이 지나자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했죠. 이 시점이 가장 힘들죠. 여기에 모여서 같이 힘을 모아 지속하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붐이 여러 통로로 일어나고 있어요.

1월




달모임 중에 기억나는 몇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나다 : 다 기억에 남는데 특히 4월에 했던 도시텃밭은, 도시 소비자가 한 달에 얼마를 내면 시골에서 제철에 나는 농작물들을 보내주는 창안을 현실화한 것이죠. 마치 시골에서 할머니가 보내주는 것처럼 그때그때 나는 제철 농작물을 보내줘요. 복불복이죠. 격주로 한 번 꾸러미를 보내주는 데 참 재미있어요. 뭐가 올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웃음)



2월






수리
: 2월에 했던 재생에너지 모임도 좋았어요. 예를 들어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후진국에 보내줬는데 고장이나면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에너지팜과 같은 회사는 풍력 발전을 돌리는 팬을 나무로 만들어서 현지에서 부품을 대체가능하도록 했어요. 이를 적정기술이라고 해요. 딱 필요한 기술만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죠. 에너지 낭비도 줄이고 필요한 기술을 이용해서 지속가능하게 하는 거죠.


3월








나다 : 공정여행과 관련해서는 작년 5월부터 관련자들을 만났어요. 그때 막 공정여행을 꿈꾸는 회사들이 만들어질 때였거든요. 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공모 받아서 지원 하는데 4군데 여행사와 컨소시엄을 맺어서 대안적 여행 기업가 양성 아카데미를 했어요. 2개월 과정을 진행하면서 대안 관광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사단법인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죠.
tour4us.net으로 들어가 보면 국내에 있는 공정여행 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번 8월에는 아카데미도 연답니다.


4월











수리
: 소셜 홈리스도 있어요. 빅이슈(빅이슈코리아)라는 잡지를 판매하는 것인데 혹시 영화 <원스>를 보셨나요? 거기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이 팔았던 잡지가 바로 빅이슈에요. 홈리스들만 팔수 있는 잡지인데 2년 정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줘요. 2년 안에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거죠. 영국에서는 베컴처럼 유명한 사람들을 표지모델로 세워요. 그들의 초상권을 가지고 홈리스들을 지원하는 방식이죠. 빅이슈를 설립한 분이 원래 노숙자이셨는데 노숙자의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잡지에 실리는 글들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공유해요. 재미있는 코너가 있는데스트릿 상담소라고, 판매하는 노숙자분들이 독자들의 고민에 대해 답을 해줘요.

5월








나다
: 이번 8월에는 청소년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해요. 요즘 십대들을 무중력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붕 떠 있는 상태. 요즘은 또 하루에 200명씩 학교를 떠난다고 하니 참 난감하죠. 주 강연자로 네 분이 오시는데 청각장애인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는 분과 청소년 작업장학교 ‘하자센터’ 대표와 열정디자이너로 알려진 염지홍씨도 와요. 반사버튼을 만들어 초등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옷걸이로 독서대를만들기도 한 분이죠.


앞으로 모임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나요?

수리 : 사회적기업들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가 고민이에요. 시장경제 상황에서 일반기업들을 따라가기는 조금 힘들어요. 여러 가지 제한된 상황들도 많고 그것들을 다 이겨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사회적기업들이 자립해서 지속가능 상태로 가는 것이 최대의 목표겠죠.

6월






나다
: 최근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와요. 젊은 층들의 관심도 많아졌고 기존의 기업들도 함께하려고 하죠. 아이템도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결국 중요한 것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정형화한 틀에서 찍어내듯 나오는 인재들이 정작 그 틀 속으로 들어 갈 수 없어 방황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너무나 작은 시장에 세계화를 외치지만 혼자의 소위 스펙이라는 것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 앞에 설 때면 때론 어디에 서있는지도모르고 휘청거릴 때도 있다. 그렇다고 환경 탓만 하거나 개인적 자격만 쌓으며 살 수 없는 법. 나 뿐 아니라 함께 잘 수 있는 곳을 만들려는 사고, 그리고 착안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밝힐지 모를 일이다. 그간 달모임은 여러 사회적기업을 초청해 함께 고민했다.

7월





저소득층에 보청기를 제공하는 청년기업 ‘딜라이트’, 자원
의 선순환을 돕는 리싸이클 디자이너 그룹 ‘리블랭크’, 생산과 소비 공동체를 꾸려 우리 먹거리를 함께 먹자는 ‘우리텃밭’,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낸 실버전영 극장 ‘허리우드극장’, 노동과 환경을 생각하는 ‘ 참신나는옷’ 등 회사의 목적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이들은 함께 꿈꾼다.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이 힘을 모아 새롭고 질 높은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더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꿈꾸며, 그런 가치를 담아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를 키워내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