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에 시달리던 유명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추문의 원인이 유명인 자신에게 있건 아니건 간에, 추문과 죽음 사이에는 언론, 특히 인터넷 언론의 집중 포화가 있기 마련이란 걸 알고 있을 겁니다. 젊은 남녀의 내밀한 연애 이야기를 비롯한 자극적인 소재들이, 사실관계가 확인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인 폭로라는 형식으로 기사화하여 당사자들뿐 아니라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또 상처를 남기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사적인 내용을 기사로 ‘만들’고, 그 기사가 아주 손쉽게 팔려나가는 걸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공인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책임
사건사고의 중심에 서
있다고 자처하는 사회부 기자로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일단은 유명인들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공인(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까지 인터넷 기사에는 오를 수 있는 요즘엔, 어디까지가 공인인지 가늠해보기도 어렵지만)이 된 것은 자신의 선택인 경우가 많고, 공인에게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그들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까지 이용해 사생활을 드러냈다면, 그것이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올 때는 그것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은, 자신들의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됐다고 가정했을 때,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유명인과 달리 행동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유명인 자신이 아닌 다른 곳으로 책임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는 기자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함량미달의 기사를
쏟아내는 기자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유명인이 스캔들을 일으키면 기자들은 경쟁적으로 비슷한 기사를 마구 쏟아냅니다. 사건사고의 현장에 도착한 기자는 몇십 명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엔 수백 건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마치 실시간 채팅창처럼 올라옵니다. 그런 기사의 댓글을 눌러보면 기자들을 욕하는 댓글이 달리기 마련이지요. “요즘 기자 아무나 하는구나”, “도대체 현장과 방송은 보고 기사를 쓰는 거냐” 등 말이지요. 그런 기사들을 접할 때면 기자인 저도 비슷한 욕을 합니다.

뉴스거리의 생리生理
그런데 기자가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일, 다시 말해 ‘이야기 되는’ 소재가 등장하면 세상의 모든 기자들은 그것에 촉각을 기울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좀 거친 비유입니다만,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가 눈이 뒤집혀 먹잇감에 다가가는 것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피 냄새를 맡은 상어는 현재 눈이 뒤집혀 이빨을 드러내고 먹잇감에게 달려갑니다. 그 상어에게 “점잖게 자제하라”는 얘기가 통할 리 만무합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밥벌이로서 일이라는 게 얼마나 필사적인 건지 말입니다. 기사를 봐주는 대중의 관심사를 무시한다는 건 기자들에게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역시 먹고사는 건 힘든 일이야”, 혹은 “그래도 기자들이 그러면 쓰나” 어떻게 생각하셨건 간에 우리가 쉽게 잊고 지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피 냄새 맡고 눈 뒤집힌 상어’는 기자들뿐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가십성 기사가 인터넷을 뒤덮을 때마다 기사를 연신 클릭하는 네티즌들. 제일 무서운 상어는, 자기가 상어인줄도 모르고 피 흘리는 유명인 물어뜯기에 동참하고 있는 그들일 겁니다.

조현용|커다란 머리만큼이나 세상의 아픔을 돌아보고 알리고 싶은 MBC 기자. 사실 부지런하기보다는 게으르고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나라를 개 마냥 싸돌아다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고, 화려한 밥상보다 오직 맛있는 연유가 들어간 모카빵을 좋아하는, 크리스천이다.


Posted by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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